방대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다루는 마블 제작진의 정교한 솜씨는 이번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에서도 유감없이 빛을 발합니다.
게임 개발자가 자신이 개발한 게임에 재미로 숨겨놓은 메시지나 기능을 뜻하는 단어인 '이스터 에그 (Easter egg)'가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에도 산재해 있습니다. 그중 재미와 정보로 알고 있으면 영화 보는 재미가 배가될 수 있는 것들을 추렸습니다. 마지막이자 세 번째!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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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페기 카터의 장례식장에서의 샤론 카터의 연설
스티브 로저스는 페기 카터의 장례식에 갔다가 페기의 친인척 자격으로 추모사를 전하는 샤론 카터를 만납니다. "온 세상이 그릇된 것을 옳아고 하며 네게 비키라고 하더라도, 진실의 강에 있는 나무처럼 굳건히 뿌리를 박고 세상에 말해라. 싫어, 네가 비켜!"라는 샤론 카터의 명연설은 사실 원작 코믹스 '시빌 워: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오타 아님. 원작의 원래 제목이 이러함!)에서 캡틴 아메리카가 스파이더맨에게 해 준 말입니다. 영화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에서는 샤론의 입을 빌려, 캡틴 아메리카를 위한 페기 카터의 대사로 변경이 되었습니다.
22. 블랙 위도우와 '레드룸'
윈터 솔저로 프로그래밍된 버키가 블랙 위도우를 목졸라 죽이려는 장면에서, 위도우가 "적어도 나를 알아볼 수는 있어야 하잖아"란 대사를 던집니다. 물론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저'에서 둘 다 나온 걸 의미할 수도 있겠지만, 코믹스에서 러시아의 레드 룸에서 버키가 블랙 위도우를 훈련시키며 로맨틱한 썸까지 나눴던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장면이었죠.
23. 원작 코믹스와 다른 헬무트 제모
헬무트 제모는 원작하고 비슷한 점이 없고, 그가 속한 레드 스컬스도 영화에는 나오지 않죠. 모든 사람들의 예상을 빗나간 빌런 묘사였지만, 제목대로 히어로들간의 내전을 그리는 것이기에 빌런의 역할을 톤 다운하는 것이 영화의 내러티브에는 완벽하게 맞아 떨어진 듯합니다. 또 아나요? 앞으로 MCU에서 나올 영화들에서 타노스가 빌런들을 포섭할 때 더 진화되어서 나타날지도요.
24. 토니 스타크가 말한 '맨추리안 캔디데이트'는 무엇?
영화 마지막 시퀀스에서 아이언맨이 캡틴과 버키를 도우러 시베리아에 가게 되는데, 부모님 일을 알게 되기 전에 토니 스타크가 버키에게 '맨추리안 캔디데이트'라고 부르는 장면이 나옵니다.
소련 사람들에게 붙잡혀 세뇌를 당해 암살자로 변하는 미국 병사들을 그린 1962년작 동명의 영화 제목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그 영화에서는 버키처럼 트리거 단어가 아닌 카드 게임을 통해 암살자로 활성화되긴 하지만, 트리거로 조정되는 암살자라는 설정으로 보면 '맨추리안 캔디데이트'에서 매우 비슷한 내러티브를 가져온 것은 맞다고 볼 수 있죠.
25. 캡틴 아메리카와 아이언 맨의 클라이맥스 전투 장면
버키가 무장해제되고 나서 캡틴과 아이언 맨이 일대일 격투를 벌이는 마지막 클라이맥스 전투 장면은 토니 스타크가 가슴에서 리펄서를 발사하고 스티브 로저스가 방패로 막는 씬에서 압권을 이루게 됩니다.
슬램덩크로 치면 마지막 권에서 강백호와 서태웅의 하이파이브 장면만큼이나 강렬한 장면인데, 원작 코믹스의 아이코닉한 장면을 빅 스크린에 그대로 옮겨 놓은 것입니다.
26. 캡틴의 싸움 데이터를 분석하는 아이언 맨
캡틴 아메리카와의 싸움에서 수세에 몰린 아이언맨은 물러나서 AI에게 캡의 싸움 스타일을 기록하고 분석하고 캡의 움직임을 예측하라고 지시합니다. 다시 나선 아이언맨은 캡을 흠씬 혼내주는데요. 이 또한 '시빌워' 원작 코믹스에서 그대로 소환한 장면입니다.
27. 캡틴 아메리카를 버리고 스티브 로저스를 택한 영웅
싸움이 끝나고 진저리가 난 캡틴 아메리카가 방패를 아이언맨에게 버리고 떠나는 장면도 코믹스에서 레퍼런스를 그대로 가져온 것입니다. 원작 코믹스에서 캡틴 아메리카는 캡틴 아메리카, 즉 히어로가 아닌 자연인 스티브 로저스로서 자수를 합니다.
28.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두 개의 쿠키 영상이 뜻하는 바는?
영화가 끝난 후에 예의 마블 영화들과 마찬가지로 쿠키 영상이 나오죠. 티찰라가 와칸다에서 버키 수호를 다짐하는 장면과 피터 파커 뉴욕 퀸즈 집에서 천장에 홀로그램을 쏘는 장면입니다. 전자는 '블랙 팬서' 솔로 무비에서 버키 반즈가 다시 한 번 중차대한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임을 암시하는 장면이고, 후자는 '스파이더맨은 돌아온다'는 홀로그램을 통해 스타크 인더스트리의 기술력으로 한층 더 업그레이될 스파이더맨에 대한 기대감을 던진 영상으로 해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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