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이언 싱어 감독의 '엑스맨' 리부트 시리즈의 최종편 '엑스맨: 아포칼립스'가 북미 평단의 냉혹한 혹평에도 순조롭게 흥행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엑스맨: 아포칼립스'에 숨은 이스터에그 및 비하인드 스토리를 한 자리에 모았습니다. 세상에 이런 깜찍한 비밀들이! '엑스맨: 아포칼립스'의 이스터 에그 & 비하인드 스토리 대방출!!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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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영원의 왕 (The Once & Future King)
'엑스맨: 아포칼립스'의 자비에 영재학교에 사이클롭스/스콧 써머스 형제가 처음 방문하는 찰스 자비에는 수업 중에 T. H 화이트의 '영원의 왕 (The once & Furture King)'의 한 구절을 읽습니다. 엑스맨 영화들의 팬이라면 기억해볼 법도 한 책인데요. 브라이언 싱어의 2003년작 '엑스맨 2'에서 매그니토가 읽던 책이었을 뿐만 아니라 같은 영화의 다른 수업에서 자비에가 언급하기도 한 책입니다.
이 제목은 아서왕의 무덤을 표시한 묘비라고 알려진 돌에 새겨진 글귀로, 원작 코믹스에서는 자비에가 가장 좋아하는 책이라고 나옵니다. 비록 그는 자신을 아서왕이라기보다는 영웅들을 훈련시키고 멘토 노릇을 하는 멀린으로 여기지만요. 매그니토는 힘을 향한 제 자신의 탐사를 아더왕과 매치시키는 것일까요?
2. '엑스맨 탄생: 울버린' 속 블롭의 재등장
'아포칼립스' 베를린 장면에서 앤젤과 격투를 벌였던 블롭은 2009년 영화 '엑스맨 탄생: 울버린'에 등장해서 로건/울버린과 격투를 벌여 패배했던 뮤턴트입니다. 원작에서는 날아오는 포탄도 맨몸으로 막아낼 정도의 특수부대 소속 군인이었다가 은퇴 후 몸관리를 안 해 비만에 이른 케이스로 나옵니다. 처절하게 때려눞히기 딱 좋은 설정으로 또 다시 '엑스맨: 아포칼립스'에 등장한 경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3. 메탈리카 정규 1집 '포 호스맨 (Four Horsemen)'
아포칼립스가 자신의 포 호스맨 중 하나인 앤젤을 발견하는 장면에서 흐르는 배경 음악은 메탈리카의 1983년 정규 1집 앨범 '다 죽여버려 (Kill 'Em All)'에 수록된 '포 호스맨 (Four Horsemen)'입니다.
4. 깨알같은 '스타트렉' 오마쥬
아포칼립스가 포 호스맨으로 스톰을 규합하기 위해 집에 들렀을 때, 텔레비전에서 방영되던 프로그램은 1967년 9월 22일에 방영된 '스타트렉' 오리지널 시리즈 두 번째 시즌의 두 번째 에피소드입니다.
"누가 아도네이스를 애도하는가?"라는 제목의 해당 에피소드는 자신이 그리스 아폴로 신이라고 믿는 외계 존재가 붙잡은 엔터프라이즈호의 승무원들을 자신의 자식들로 규합하려한다는 점에서 포 호스맨을 모아 세상을 멸망시키려는 아포칼립스의 의도와 정확하게 부합되는 장치입니다.
5. 마그네토 가족의 운명
마그네토가 파워를 숨긴 채 아내와 딸과 가정을 꾸려 사는 모습은 정말 충격적이었다고 할 수 있죠. 하지만 이 또한 코믹스에서 가져온 내용입니다. 원작 코믹스에서 마그네토는 매그다라는 아내를 두고 능력을 숨긴 채 살고 있습니다. 결국 영화에서처럼 앵그리 피플이 몰려들고 딸 애냐가 죽음을 맞이합니다. 잘 알려졌다시피 퀵실버와 스칼렛 윗치는 매그니토의 쌍둥이 자식으로 '엑스맨'과 '어벤져스' 시리즈에서 동시에 등장합니다.
근데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서 퀵실버가 죽음을 맞이해서 '어벤져스'에는 이제 스칼렛 윗치만 등장하게 되었고, 그렇다면 '엑스맨: 아포칼립스'에서의 애냐, 즉 스칼렛 윗치의 공식적인 죽음으로 '엑스맨' 시리즈에서는 퀵실버만 등장하게 되어 이제 '어벤져스'와 '엑스맨' 두 영화는 캐릭터를 공유하는 복잡한 설정없이 깔끔한 정리가 된 것일까요?
6. 세 번째 영화는 항상 폭망이야!
스콧과 주빌리에와 함께 쇼핑몰에서 '제다이의 귀환'을 보고 나오는 장면에서, 진 그레이가 "적어도 세 번째가 항상 최악인 건 우리 모두 동의할 수 있겠지"라고 말합니다. '엑스맨: 아포칼립스'는 새 '엑스맨' 트리올로지의 마지막, 즉 세 번째 영화입니다. 이 영화를 별로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던 사람들은 셀프 디스쯤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지만, 오리지널 '엑스맨' 트리올로지에서 악평을 받았던 세 번째 작품 '엑스맨: 최후의 전쟁'에 브라이언 싱어가 빈정거림을 날린 것으로 분석됩니다.
하지만 재미나게도 전작인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와 '엑스맨: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로 엑스맨 시리즈의 최고 평점을 유지하던 브라이언 싱어는 이번 '엑스맨: 아포칼립스'로 역대 엑스맨 시리즈 로튼 토마토 최저 평점작을 만들어낸 감독으로 남을지도 모릅니다. 2016년 5월 30일 기준으로 '엑스맨: 아포칼립스'의 로튼 토마토 점수는 52%의 신선도에 불과해서 '엑스맨' 프랜차이즈 사상 최악의 평점을 받았던 '엑스맨: 최후의 전쟁'의 58% 신선도보다 안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로튼 토마토는 신선도가 높아야 싱싱하고 맛있는 토마토라는 평가방식입니다!)
7. 스탠 리 아내와 함께 카메오 출연
리부트 '엑스맨' 시리즈 두 편의 전작에서 카메오 출연이 없었던 마블 명예회장님 스탠 리 옹이 '엑스맨: 아포칼립스'에서는 아내와 함께 카메오 출연을 했습니다. 스탠 리는 아포칼립스가 전 세계의 핵미사일을 우주로 보내는 장면에서 아내를 꼭 끌어안고 하늘을 올려다보며 두려움에 떠는 모습을 연기해서 관객들의 웃음을 샀습니다.
스탠 리 옹은 1947년에 현재의 아내 조앤 리와 결혼을 해서 70년 동안 원앙같은 결혼생활을 유지해오고 있습니다. 2010년 미드 '빅뱅이론' 시즌3에서 사인을 받겠다며 자택에 막무가내로 들어서는 쉘든을 보고 아내에게 경찰을 부르라고 하던 장면에서는 아내 조앤 리의 이름만 거론이 됐는데, 이번 '엑스맨: 아포칼립스'에서는 모습까지 함께 등장해서 더욱 흥미진진한 카메오였습니다. 스탠 리 회장님 부디 오래오래 만수무강하세요~!
8. 6백만 불의 사나이
이번에도 여실히 슈퍼 스피트 시퀀스로 관객을 사로잡은 퀵실버는 여전히 엄마 집 지하실에 살면서 숱한 팝 컬처 레퍼런스를 보여줍니다. 그중에서 그가 선택한 이 셔츠는 고전 TV 드라마인 '6백만 불의 사나이'를 향한 오마주입니다.
그냥 아무렇게나 끼워 넣은 것도 아닙니다. 감독인 브라이언 싱어가 이 드라마의 빅 팬이기도 합니다. 2011년경까지 브라이언 싱어는 '6백만 불의 사나이'를 영화로 각색해보려고 했다는 보도가 있었고,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주인공이 될 것이라는 루머가 돌기도 했었죠. (재작년 말까지만 해도 마크 월버그와 피터 버그가 600만 달러에서 6조원으로 규모를 키워 리메이크를 한다는 소리가 들렸는데 지금도 제작이 진행중인지는 모르겠네요.)
9. 원작과 싱크로율 돋는 칼리반
아포칼립스와 사일록이 처음 만날 때 등장하는 칼리반은 코믹스 '아포칼립스' 오리지널 스토리라인과는 같은 역할을 하지 않을지 몰라도, 외모만큼은 상당히 비슷하게 등장합니다. 영화에서는 정보 중개인과 서류 위조하는 사람으로 나오는데, 비주얼만큼은 캐릭터를 충실하게 따랐습니다.
10. 반가운 휠체어
말과 머리 모양만이 젊은 자비에와 나이 든 자비에를 연결시켜주는 전부가 아닙니다. 에릭에게 작별인사를 고하고 미스틱이 훈련시키는 어린 제자들을 보러 온 찰스는 새로운 휠체어에 앉아 있습니다. 그러니까, 젊은 자비에게는 새로운 휠체어지만, 브라이언 싱어의 오리지널 '엑스맨' 시리즈에서 나이 든 자비에가 탔던 것과 정확히 똑같은 바로 그 반가운 휠체어랍니다.
11. 엑스맨들에게 도전하는 자...
브라이언 싱어는 더 최근의 시리즈와 오리지널 시리즈를 연결할 방법을 찾아냈습니다. 마지막 부분에서 찰스와 에릭은 또다시 각자의 길을 가게 되고, 매그니토가 자비에 교수에게 밤에 악몽 때문에 깨는 일이 없느냐고 묻습니다. 사람들이 학교로 와서 그의 아이들을 데려갈까 봐 하는 두려움에요.
이 장면은 2000년 '엑스맨' 첫 번째 영화의 결말을 거의 완벽하게 재창조한 것입니다. 자비에 교수 역의 패트릭 스튜어트와 매그니토 역의 이언 맥켈렌이 같은 대화를 나누죠. 자비에의 경고로 대화는 끝이 납니다. "난 우리 학교에 말썽거리를 일으키려고 찾아오는 가련한 영혼에게 아주 큰 동정심을 느낀다네."
12. 오스카 아이삭 아포칼립스 캐스팅 불만
'엑스맨: 아포칼립스'의 메인 빌런 아포칼립스 역으로 오스카 아이삭이 캐스팅되었다고 했을 때 엑스맨 팬들은 대단한 불만을 드러냈습니다. 무엇보다도 키가 170cm 초반에 불과한 오스카 아이작이 어떻게 아포칼립스의 거대한 위용을 표현할 수 있겠느냐는 걱정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엑스맨: 아포칼립스' 특수효과팀은 단신의 오스카 아이삭으로 아포칼립스를 구현하기 위해 '어벤져스'에서 헐크 특수효과를 담당했던 ILM의 기술력을 빌렸는데, 많은 팬들의 걱정과는 달리 헐크 역을 맡았던 마크 러팔로 역시 오스카 아이삭과 비슷한 신장에 불과했다고 하네요.
재밌는 사실은 2000년 휴 잭맨이 울버린 역으로 캐스팅되었다고 했을 때도 엑스맨 팬들은 불만을 드러냈는데, 이유는 원작 코믹스에서 164cm에 불과한 울버린을 연기하기에는 190cm에 가까운 휴 잭맨의 키가 너무 크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래도 불만 저래도 불만 상당히 말많은 팬들이군요.
13. 데인저 룸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엑스맨: 아포칼립스'의 마지막 장면에서 제니퍼 로렌스가 분한 미스틱의 "너희들은 이제 아이들도 아니고, 더 이상 학생도 아니다. 너희들은 엑스맨'이다는 대사와 함께 '엑스맨: 최후의 전쟁'에서 등장했던 엑스맨 전투 훈련 시뮬레이션룸 '데인저 룸'아 다시 등장하는데, 이 때 시뮬레이션 전투 대상으로 등장하는 로봇이 바로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의 센티넬입니다.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에 대한 멋진 소환이네요.
14. 쿠키영상은 미스터 시니스터의 등장을 예고하는 장면
'엑스맨: 아포칼립스'는 영화가 끝나고 포트스 크레딧 쿠키 영상이 숨어 있습니다. 정장을 차려입은 한 남성이 울버린에 의해 완전히 피바다가 된 윌리엄 스트라이커의 기지에서 '웨폰X'라고 적혀 있는 혈액을 가져가는 모습이 등장한다고 합니다. 에섹스 주식회사(ESSEX CORP)라고 적혀 있는 가방 안에는 그 외 다른 색깔의 혈청도 들어있었습니다.
쿠키 영상의 내용은 '엑스맨' 시리즈의 슈퍼 빌런 나다니엘 에섹스/미스터 시니스터의 등장을 알리는 것과 동시에, 멀지 않은 미래에 울버린 클론, 소위 '여자 울버린'으로 통하는 X-23가 등장할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브레이킹 배드'의 브라이언 크랜스턴이 미스터 시니스터 역으로 언급이 된 적이 있는데, 그렇다면 진짜 강추에 또 강추를 날리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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