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랑했던 영화들, 영화가 재미있었던 만큼 그 뒤에 숨겨진 얘기도 무궁무진하답니다. 캐스팅 스토리에서부터 촬영 현장에서 급조된 소품 등등. 더 좋은 연기를 뽑으려고 몇 달이고 여자 배우를 괴롭힌 감독은 앞으로 싫어질지도 모릅니다.
1. '디파티드' - 진짜 미친 연기자 잭 니콜슨
홍콩 영화 '무간도'를 각색한 '디파티드'에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잭 니콜슨에게 자신이 살인을 저지를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그때 잭 니콜슨이 장전된 총을 꺼내 디카프리오를 겨냥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그때 디카프리오의 얼굴에 떠오른 충격과 공포가 기억나시나요? 왜냐하면 그건 실제 총이었거든요. 니콜슨은 마틴 스콜세지 감독을 비롯해 누구에게도 총을 가지고 세트에 들어왔다는 말을 하지 않았답니다. 정말이지 잭 니콜슨은 연기 광인이네요.
2. '어벤져스' - 로다주는 입이 심심하면 못 살아
'어벤져스'를 잘 들여다보면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음식을 먹는 장면이 여러 번 나옵니다. 실제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어벤져스' 세트장 온갖 곳에 음식을 숨겨놓고 입이 심심할 때마다 먹는 것을 참지 못했는데, 그 때문에 조스 웨던 감독이 일부러 아예 그런 로다주 음식 장면에 넣은 것이라고 합니다.
세상을 구하는 일이 아주 힘을 빼는 일임을 감안하면, 먹는 장면을 자주 넣은 것도 아주 이해가 안 될 일은 아닌데요. 그래서 심지어 '어벤져스' 쿠키 영상에 아이언맨이 강추해서 어벤져스가 샤와르마를 먹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 장면도 로다주가 직접 제안한 것이라고 합니다. 로다주는 입이 심심하면 못 사는 군것질 대장이랍니다.
3. '레이더스' 최고의 명장면은 해리슨 포드의 식중독 때문!
1981년 영화 '레이더스'에서 인디아나 존스는 납치된 매리언 레이븐우드를 찾아다니던 중에 온통 검은색 옷을 입고 커다란 검을 휘두르는 악당과 마주치는 장면이 나옵니다. 원래는 인디아나 존스의 채찍과 검이 맞붙어야 할 장면인데, 인디아나 존스는 그저 리볼버를 꺼내들어 단 한 방에 남자를 처치하고 갈 길을 갑니다.
촬영 당일 해리슨 포드가 심한 식중독에 걸려 대본대로 연기할 기력이 없자, 감독인 스티븐 스필버그와 해리슨 포드가 논의한 끝에 즉석에서 대본을 수정했는데, 이 장면은 인디아나 존스 전체 시리즈에서 길이길이 남는 신화적인 명장면이 됩니다.
4. '파이트 클럽' - 진짜로 브래드 피트를 팬 에드워드 노튼
'파이트 클럽' 영화 초반부에 브래드 피트가 에드워드 노튼더러 자기를 치라고 설득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데이빗 핀처 감독은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 에드워드 노튼에게 진짜로 브래드 피트를 때리라고 지시했는데 브래드 피트는 그 사실을 몰랐습니다. 무방비로 당한 피트는 저 유명한 대사로 외치죠. "내 귀를 쳤잖아!"
5. '라이언 일병 구하기' 영악한 스티븐 스필버그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라이언 일병 구하기'는 미국 행정부의 전시 행정 능력을 미화하기 위해 라이언 일병을 구하러 적진에 ㄷ르어가는 여덟 명의 특수 부대원들이 과연 라이언 일병 한 명의 생명이 그들 여덟 명의 생명보다 가치가 있는지를 혼란스러워하는 장면이 주된 포인트입니다.
스필버그 감독은 여덟 명의 배우들이 진심으로 라이언 일병을 향해 분한 마음을 지니게 하기 위해 모종의 장치를 마련했습니다. '라이언 일병 구하기' 출연 배우들은 촬영에 들어가기에 앞서 군인으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 일주일간 피트니스 캠프를 가야 했는데, 이름난 배우들이 겪기에는 아주 혹독한 훈련이었다고 합니다.
근데 영화의 전반부에 맷 데이먼이 나오지 않는다는 이유로 맷 데이번은 이 혹독한 트레이닝 훈련에서도 제외되었는데, 사실 이게 여덟 명의 배우들이 맷 데이먼과 라이언 일병 캐릭터에 대해 진심으로 분한 마음을 갖도록 하려는 스필버그의 계산이었다고 합니다.
6. '샤이닝' - 영화는 최고, 인격은 NG 스탠리 큐브릭
스탠리 큐브릭은 영화사에서 중요한 감독이지만, 인품에 있어서는 늘 좋은 얘기가 나오지 않았죠. 특히 '샤이닝'에서 잭 니콜슨의 아내 역할을 했던 셜리 듀발은 더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는 듯합니다. 촬영하는 동안에 큐브릭은 그녀를 시도 때도 없이 들들 볶으며 다른 모든 사람들의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고 몰아세웠다고 합니다.
완벽주의자인 큐브릭 덕분에 듀발은 저 유명한 야구방망이를 들고 계단 올라가는 장면을 127번쯤 찍었다고 합니다. 그것으로도 모자랐는지, 듀발이 겁에 질린 연기를 하는 영화의 마지막 한 시간을 4달 가량 찍었다고 합니다. 큐브릭은 듀발이 스크린에서 스트레스 받고 지치고 초췌한 모습을 보이게 하려고 배우들과 스태프들에게 듀발을 막 대하라고 지시했습니다. 큐브릭 감독, 인격은 NG였네요.
7. '스타워즈' 블랙리스트에 오른 초대 다스베이더
제임스 얼 존스는 '위대한 희망'으로 아카데미와 골든 글로브 남우주연상에 노미네이션된 연기파 흑인 배우이지만, 실제로 그를 기억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스타워즈'의 다스베이더 목소리 연기자로서입니다.
하지만 1997년 '스타워즈' 에피소드4에서 원래 다스 베이더는 데이빗 프로우즈라는 영국 배우가 연기를 하고 목소리를 입혔다고 합니다. 근데 제작진이 촬영분을 보니 다시 더빙을 해야 하게 됐는데, 몇 십 줄 대사를 하러 그를 영국에서 데려오기에는 너무 비싸서 제임스 얼 존스에게 연기를 시킨 것이라고 합니다.
자기 대신 다른 사람을 썼다며 데이빗 프로우즈는 강하게 항의를 했고, 정중하게 양해를 구하는 조지 루카스와 데이빗 프로우즈는 결국 사이가 틀어졌고, 데이빗 크로우즈는 초대 다스베이더지만 현재는 '스타워즈' 컨벤션 참가를 금지당했을 정도로 스타워즈 금지 인물이라고 합니다.
8. '인디펜던스 데이' - 백악관 파괴 장면은 CG가 아닌 실제 촬영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의 1996년 작 '인디펜던스 데이'는 지구 곳곳의 랜드마크를 파괴하는 장면으로 유명한데, 그 중에서도 가장 상징적인 장면은 외계인 우주선이 백악관을 무참히 파괴하는 장면입니다.
바로 그 장면 당연히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컴퓨터 그래픽보다는 실제 촬영이 현실감이 살 것이라는 믿음으로 롤랜드 에머리히는 가로, 세로 4미터x2미터 가량의 백악관 모형을 만들어서 일 주에 거친 정교한 파괴 시뮬레이션 계획을 짠 후 시행된 장면이었다고 하네요.
9. '터미네이터' - O.J. 심슨 버전의 터미네이터가 상상이나 되냐고요?
아놀드 슈왈제네거가 아닌 터미네이터는 상상하기 어렵지만, 원래 이 역은 OJ 심슨이 맡을 뻔했다고 합니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발언에 따르면, 그런 캐스팅 뒷이야기는 심슨이 아내 살인범으로 법정에 서기 전의 이야기, 세상 모든 사람이 O.J. 심슨을 사랑했을 때의 얘기라고 합니다. 누가 뭐래도 스포츠 스타에서 할리우드 스타로 거듭난 OJ 심슨은 호감형에 친근한 이미지의 배우였으니까요.
하지만 결국 흑인 남자가 백인 여자를 쫓아다니는 설정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결국 초대 터미네이터로 아놀드 슈왈제네거로 택했고, 결과적으로 엄청나게 다행스러운 선택이 됩니다. 여러 모로요.
10. '반지의 제왕' 헬리콥터 공포증 션 빈
'반지의 제왕' 촬영장은 차가 도달하지 못 하는 장소여서 헬리콥터로 제작진과 출연진이 통근을 했다고 합니다. 근데 보르미르를 연기한 배우 션 빈은 헬리콥터를 두려워했던 모양입니다. 그는 촬영장에 가기 위해 의상을 입은 채 매일 산을 올랐다고 합니다. 아라곤 비고 모텐슨이 자기 의상이 진짜로 자연스럽게 해진 것처럼 보이게 하려고 션 빈과 함께 때때로 동행을 했다고 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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