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로 인기를 더해 가고 있는 '밤도깨비'에 출연해 큰 화제를 불러모은 드렁큰 타이거의 타이거 JK가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에도 방송에 모습을 드러내네요.
요즘 예능 춘추전국시대로, 수많은 방송사에서 예능 프로그램을 런칭하면서 반가운 얼굴들을 참 많이 보게 되는 것 같아요. MBC와 KBS가 파업중이다 보니 그 틈에 종편과 케이블의 약진도 엄청나구요. 그래도 파업이 잘 해결되어 두 방송국의 예능도 얼른 다시 보고 싶습니다! 타이거 JK 얘기 좀 해볼게요.
한국 힙합 시조새 타이거 JK
한국 최초의 힙합퍼는 아니지만 대중화시킨 개척자 중 한 명이라 할 수 있는 타이거 JK는 1974년 7월 29일에 서울에서 태어났습니다. 당연히 본명이 타이거 JK일 리는 없고, 본명은 서정권입니다.
이제 중년으로 나이 지긋해진 타이거 JK와 동갑인 스타들을 궁금해서 살펴봤어요. 가수로 김윤아, 이적, 김동률, 이상순 등이 있구요. 배우로 북쪽 그 김정은이 아닌 배우 김정은, 이종혁 등이 있네요.
저명한 음악평론가와 와일드 캣츠 리더의 아들 국적은?
타이거 JK는 팝 음악을 국내에 소개한 초창기 음악평론가인 고 서병후 씨의 아들입니다. 어머니는 1970년대 초반 '마음 약해서' '십오야' 같은 토속적 가락의 곡들을 히트시켰던 들고양이들, 혹은 와일드 캣츠로 알려진 혼성 그룹의 리더 김성애 씨입니다.
음악적으로 상당한 엘리트 집안, 음악을 가까이 하면서 자랄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겠죠. 그리고 타이거 JK는 초등학생 때 부모님을 따라 미국으로 이민을 가게 됩니다. 미국 시민권을 땄으며, 그러므로 국적은 미국입니다.
타이거 JK는 원래 존경하던 래퍼 아이스 큐브가 1992년 LA 흑인폭동을 소재로 한국인 비하 랩을 발표하자, 이에 반박하는 랩을 수업시간에 발표했는데, 그게 계기가 되어 힙합 페스티벌에 초대되는 등 유명인사가 됩니다.
그때 만들고 부른 랩의 제목이 'Call Me Tiger'. 한국을 호랑이의 나라라고도 하잖아요. 미국에 이민을 갔으나 차별과 비하를 당하는 데 대한 울분, 한국인으로서의 뿌리를 잊지 않으며 실천했던 아티어 JK는 드렁큰 타이거라는 이름의 힙합 밴드를 조직하게 됩니다.
스트리트 공연으로 대중화시킨 힙합
서태지와 아이들도 랩을 했고 룰라도 랩을 했고 현진영과 와와도 랩을 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음악은 오늘날의 젊은이들이 힙합이라는 개념으로 받아들이는 것과는 거리가 멀죠.
오늘날 한국에서 힙합이라고 받아들여지는 장르를 개척한 뮤지션은 듀스 출신의 이현도와 타이거 JK라 해야 할 듯합니다. 이와 관련해서 제 소싯적 경험, 은근히 자랑하고 싶은 경험이 있는데요. 1990년대 중반에 크라잉 너트, 노브레인, 위퍼 등이 활동한 클럽 드럭에 밥먹듯이 들락거렸더랬죠.
이 밴드들이 가끔 스트릿 공연을 했었습니다. 인디 밴드들의 게릴라 공연이라고나 할까요? 한 스트릿 공연의 록 음악 사이에 둥둥 둠칫둠칫하는 음악이 흘러나왔습니다. 그렇게 저는 드렁큰 타이거의 초창기 무대를 보는 행운을 누렸답니다.
그리고 몇 년 뒤인 2000년대 초반에 드렁큰 타이거 멤버인 DJ 샤인과 1집을 발표하며 큰 인기를 거두더군요. 방송에서 도끼의 집을 보셨나요? 그러한 정통 힙합의 융성을 한국 내에서 개척하고 도모했으며 일조한 뮤지션이 타이거 JK랍니다.
또 이 부부가 낳아서 기르는 아들 서조단이 히트다, 히트입니다. 피는 못 속인다는 닳아빠진 표현을 해야 할까요? 아직 열 살인 아이의 랩 실력은 감탄 또 감탄!(타이거 JK와 윤미래의 러브스토리는 따로 포스팅을 해보겠다는 생각이 불끈 듭니다).
50억 사기, 윤미래가 목소리를 잃었던 사연?
윤미래와 타이거 JK는 연예계 잉꼬부부를 넘어선 닭살도 최고 커플이라 할 만합니다. 하지만 진실은 통하듯이, 잉꼬건 닭살이건 그들 사이에는 참으로 부부 사이의 유대감이라는 게 개인적으로 알지도 못하는 사이지만 느껴집니다.
뭔가 전형적인 것 같지만, 그렇기에 두 사람은 인간 사이, 뮤지션 사이, 힙합퍼 사이의 끈끈한 관계를 뛰어넘는 뭔가의 유대감이 보인달까요? 타이거 JK는 어렸을 적 꾸었던 꿈에서 윤미래를 보았다고 하는데, 그게 닭살 멘트로만 보여지지 않는 면이 있다는 거죠.
저명한 음악평론가 아버지와 가수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타이거 JK가 나중에 힙합 뮤지션이 되어 흑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업타운 출신의 윤미래와 사랑에 빠져 지난 2007년 6월 비밀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당시 두 사람의 결혼 소식은 타이거 JK의 아버지인 서병후 씨가 타이거 JK의 할머니가 손자의 결혼식을 보고 싶다는 유언에 따라 치러졌기 때문에 공개되지 않았다고 발표를 했는데요. 이미 윤미래와 결혼식을 올렸고, 결혼식 이전 아들 조단까지 태어났으며, 타이거 JK의 지병인 척수염도 완치가 되었다는 여러가지 기쁜 소식을 한꺼번에 전하기도 했더랬죠.는 (척수염이란 척수에 염증이 생겨 사지에 이완성 마비가 발생하는 병입니다)
하지만 그런 두 사람의 결혼 이후 꽃길만 있었던 것은 절대 아닙니다. 밤도깨비에서도 밝혔듯 타이거 JK는 결혼 이후 사기를 당했는데, 그 사기 사건이 진행되던 와중에 또 사기를 당해서 무려 50억이 한 순간에 5천원이 되는 파국을 맞았고, 이 사기 사건으로 살던 아파트에서 쫓겨날 뻔 했고, 아버지는 암에 걸려 돌아가셨고, 윤미래는 충격으로 더 이상 노래를 할 수 없었다고 아픈 사연을 고백하기도 했습니다.
쇼미더머니 디기리 논란
한국적인 것인가, 힙합퍼다운 것인가? 타이거 JK는 힙합 오디션 프로그램인 '쇼미더머니'의 심사위원이자 제작자로 임했다가 디기리에 대한 편파 판정으로 논란을 사게 되는데요. 다른 심사위원들이 불합격 버튼을 누를 때 JK만이 합격 버튼을 누른 것이죠.
근데 디기리가 타이거 JK와 같은 그룹인 허니패밀리에서 활동한 인연이 너무 깊은 사이였다는 게 논란의 불씨가 된 겁니다. 글쎄, 판단은 각자의 몫인 거 같습니다. 하지만 한국인의 인맥 관심은 재외교포 5세가 되어도 없어지지 않을 것 같아요. 그게 꼭 실력 없이 그냥 갖다붙인다라고 생각하지도 않구요.
그나저나 저는 왜! 타이거 JK와 윤미래가, 아들 서조단까지 기르는 이 부부가 도끼보다 더 화려한 집을 보여주기를 기대하는 걸까요?^^ Let's get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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