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4월 8일 시리즈 첫 방영 이후, 1990년대를 대표하는 최고의 컬트 미드로 군림하며 상업 광고에서부터 코믹북, 비디오 게임, 동명의 영화까지 전 미국을 열풍에 빠뜨렸던 '트윈 픽스'가 무려 25년 만에 세 번째 시즌으로 리바이벌된다.
타임지 선정 역대 최고의 미국 드라마 100, TV 가이드 선정 역대 최고의 미드 100, 엠파이어 선정 역대 최고의 컬트 드라마 20 등등 미드계 최고를 꼽는 리스트에 절대 이름이 빠지지 않았던 '트윈 픽스'에 대한 기억을 여섯 가지 항목으로 소개한다.
1. 너희가 '트윈 픽스'를 아느냐?
일본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슬픈 외국어'에서 미국 동부의 프린스턴 대학의 초청을 받아 3년 여를 거주하며 정들었던 마을을 "온 마을 사람들이 도넛과 맥주를 손에 들고 모여 '트윈 픽스' 종영 기념 파티를 벌이는 게 그 해 6월의 가장 큰 마을 행사일 법한 미국 동부의 전형적인 스몰 빌리지"라 표현한 바 있다.
ABC의 클래식 컬트 드라마 '트윈 픽스'는 1990년 5월 방영을 시작하자마자 미국 대도시는 물론 북미 구석구석의 스몰 빌리지까지 온통 로라 팔머 신드롬을 일으키며 데이빗 린치를 미국 대중문화사의 한 자락에 영구히 박제시킨 작품이다.
1990년 5월 23일 방영된 '트윈 픽스' 시리즈 프리미어 에피소드의 시청률 34%는 2000년대 최고 시청률 에피소드로 기록된 시트콤 '프렌즈'의 시리즈 마지막회 시청률과 비슷한 수치이며, 스릴러와 치정극, 초자연적 요소들을 버무린 데이빗 린치의 연출은 '엑스 파일', '소프라노스' 등의 걸작 미드의 탄생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으며, 에미상 14개 부문에 후보로 지명되었고, 골든 글로브 작품상을 수상했으며, 일본 방영 당시에 연속 3번 재방송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2. 미드 '베이츠 모텔'의 롤모델
'로스트'로 2010년 타임 선정 100대 인물에 뽑힌 명연출가 칼톤 큐즈가 케이블 채널 A&E에서 제작하는 알프레드 히치콕 영화 '싸이코'의 프리퀼 드라마 '베이츠 모텔'의 연출을 맡으면서 머릿속에 염두에 두었다고 밝힌 드라마가 바로 '트윈 픽스'이다.
'베이츠 모텔'이 1960년대 영화의 이전 얘기를 다루고 있다지만, 시공간적 배경을 현대로 설정한 만큼 그 분위기를 차용하는 작품으로 '트윈 픽스'만한 롤모델은 없다며, 1990년대에 단지 30개의 에피소드밖에 방영하지 못했던 전설의 드라마 '트윈 픽스'의 나머지 70개 에피소드를 채워 100%를 만들어야 한다는 칼톤 큐즈의 생각은 옳았다.
영화 '싸이코'의 프리퀼 드라마 '베이츠 모텔'은 '싸이코'로부터 자유로우면서도 '싸이코'의 분위기를 현대로 영리하게 계승해냈다는 평가를 얻어내며 현재 성공적으로 다섯 번째 시즌 제작을 앞두고 있는데, 2개 시즌으로 단명한 저주받은 걸작 '트윈 픽스'의 잃어버린 70개 에피소드를 '베이츠 모텔'을 통해서 오마주로 구현하겠다는 칼톤 큐즈의 집념이 그렇게 빛을 발한 것이다.
3. 20분 만에 뚝딱 만들어 낸 안젤로 바달라멘티의 주제곡
'트윈 픽스' 신드롬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했던 안젤로 바달라멘티의 주제곡은 연출자인 데이빗 린치와 바달라멘티가 피아노 앞에서 머리를 맞대고 단 20분 만에 뚝딱 만들어낸 곡이라고 한다. 처량하면서도 낭만적인 멜로디가 반복되는 '트윈 픽스'의 주제곡 'Falling'은 32회 그래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팝 연주곡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트윈픽스 오프닝 크레디트 영상
4. 칸에서 야유를 받은 영화판 '트윈 픽스'
'트윈 픽스'가 세상에 나왔던 1990년 데이빗 린치는 제43회 칸 영화제에서 '광란의 사랑'으로 그랑프리를 수상하며 최고의 한 해를 보낸다. 하지만 정작 스토리적인 완결을 꾀하겠다며 야심차게 내놓은 '트윈 픽스' 극장판은 1992년 제45회 칸 영화제에서 야유를 받고 북미 박스오피스에서도 폭망을 기록한다.
5. 대형 떡밥이 현실화되는 '트윈 픽스' 시즌3 리바이벌
1991년 6월 시청률 저하로 퇴장한 '트윈 픽스'의 마지막회에서 로라 팔머는 쿠퍼 형사에게 "나는 25년 후 당신을 다시 만날 거예요"라는 밑도 끝도 없는 예언 떡밥을 던지는데, 실제로 25년이 지난 2016년 데이빗 린치는 쇼타임 채널에서 '트윈 픽스' 시즌3이 리바이벌 제작된다는 발표를 한다.
그리고 발표된 '트윈 픽스' 시즌3 캐스팅 명단에는 데일 쿠퍼 요원 역의 카일 맥라클란, 오드리 역의 쉐릴린 펜 등 기존 오리지널 출연진 이외에도, 아만다 사이프리드, 모니카 벨루치, 로라 던, 제인 레비, 애슐리 주드, 나오미 왓츠, 팀 로스, 제니퍼 제이슨 리, 리차드 체임벌린 등등 어지간한 할리우드 유명 영화 정도는 쉽게 바르고도 남을 엄청난 배우들로 꽉꽉 채워졌다.
극장판 '트윈 픽스'를 말아 먹고 "드디어 이걸로 트윈 픽스를 완벽하게 죽였다"며 "더 이상의 트윈 픽스는 없을 것"이라고 선언했던 데이빗 린치 감독 역시 팬들의 열화와 같은 성화에 전 에피소드 연출로 복귀가 최종 결정되었고, 기존 제작진인 공동 연출의 마크 프로스트, 편집의 두웨인 던햄, 음악의 안젤로 바달로멘티까지 모두 일심합체로 참여하는 '트윈 픽스' 시즌3은 2017년 전반기에 팬들을 찾는다. 시간적 배경은 로라 팔머의 예언 그대로 1991년에서 25년이 흐른 2016년!
6. '엑스파일' 멀더 요원 데이비드 듀코브니와 데이빗 보위의 카메오
'트윈 픽스'가 '엑스파일'의 멀더 요원 데이비드 듀코브니의 드라마 데뷔작이었다는 사실을 아는가? 미드 '트윈 픽스'에서 트랜스젠더 마약 단속반 요원 데니스 브라이슨으로 등장했던 데이비드 듀코브니 역시 과거의 그 역할 그대로 '트윈 픽스' 시즌3에 카메오 출연이 확정되었다는 반가운 사실.
아울러 아쉽고 애석한 또 하나의 사실은 1992년 극장판 '트윈 픽스'에서 FBI 필립 제프리스 요원 역을 맡았던 가수 데이빗 보위 역시 '트윈 픽스' 시즌3 출연이 확정되어 시나리오 초고까지 받았지만, 안타깝게도 지난 2016년 1월 암투병중 세상을 떠났기에 출연이 무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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