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렉: 비욘드'의 히카루 술루의 게이 캐릭터 논란이 거셉니다. 역사적으로 '스타트렉'이 지난 1968년, 미국 TV 역사상 처음으로 우후라와 커크 선장이라는 다른 인종간의 키스신을 등장시키며 사회 진보에 앞장섰음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반응입니다.
2009년의 ‘스타트렉 : 더 비기닝’과 2013년 ‘스타트렉 다크니스’에 이은 '스타트렉' 리부트 3번째 시리즈인 '스타트렉 : 비욘드’에는 '스타트렉'의 유구한 역사에서도 처음으로 본격적인 게이 캐릭터가 등장할 예정입니다.
차별의 벽을 부순 '스타트렉'의 다른 인종간의 키스 장면
‘분노의 질주’ 시리즈의 저스틴 린 감독이 연출하는 '스타트렉: 비욘드'는 저스틴 린 감독, 사이먼 페그 작가가 제작진과 영화사 등과 협의를 거쳐 '스타트렉' 시리즈 최초로 게이 캐릭터를 등장시키겠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다만 '스타트렉: 비욘드'의 게이 캐릭터는 새로운 캐릭터가 아닌 한국계 할리우드 배우인 존 조가 연기했던 일등 항해서 히카루 술루를 커밍아웃한 게이로 등장시키는 방식으로, 관련 보도에 따르면 '스타트렉: 비욘드' 영화 속 ‘히카루 술루’는 딸을 가진 아빠이자, 동성 파트너가 있는 남자로 등장한다고 합니다.
'스타트렉' 술루 역의 존 조 게이 캐릭터 등장시킨다
이런 스타트렉의 게이 캐릭터 결정에 '스타트렉: 비욘드'에서 해당 배역을 맡고 있는 배우 존 조는 접근방식이 맘에 든다면서, 사실 별 일도 아닌 거라며, 아무런 사심 없이 제작진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발언했습니다.
'스타트렉'의 이런 결정은 ‘스타트렉 비욘드’를 연출한 저스틴 린 감독과 각본을 맡은 사이먼 페그가 원조 '스타트렉' 시리즈에서 히카루 술루를 연기했던 배우 조지 타케이에 대한 지지의 차원에서 결정한 것이라는 사실 역시 덧붙였습니다.
조지 타케이는 오리지널 ‘스타트렉’ 시리즈에서 히카루 술루를 연기했던 배우로, 지난 2005년 커밍아웃을 했으며 현재는 LGBT 인권 운동가로 활동 중입니다. 원작에서 펜싱에 소질이 있는 캐릭터로 코믹하게 설정된 것이 재밌었죠.
오리지널 스타트렉 히카루 술루 역의 조지 타케이
근데 제작진의 이런 결정에, 되려 조지 타케이는 반대의 입장을 밝히며 화제가 되었습니다.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서 게이 캐릭터를 등장시키는 방식이 됐어야지, 히카루 술루를 게이 캐릭터로 만드는 것은 오리지널 시리즈에 대한 존중이 없는 처사라는 의견을 밝힌 것입니다.
반면 또 다른 유명 동성애자인 '스타트렉' 배우 재커리 퀸토는 조지 타케이의 발언을 지지하지 않는다면서, LGBT 동성애 모임의 일원으로서, 조지 타케이가 히카루 술루의 동성애를 반대한 것이 무척이나 실망스럽다고 의견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각본을 맡았던 사이먼 페그 역시 조지 타케이의 발언에 대해, 조지 타케이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존경하지만 그의 발언에 대해선 반대할 수밖에 없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재커리 퀸토 조지 타케이의 발언에 실망한다
개인적으로는 자신이 수십 년 동안 연기했던 캐릭터가 새로운 리부트 속에서 완전 다른 정체성으로 변신하는 것에 대한 불편함을 느끼는 조지 타케이의 심정이 이해가 갑니다. 심지어 자기 자신이 동성애자임에도 캐릭터 설정 변경에 대한 반대를 던질 수밖에 없었던 심정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싶은 생각도 드네요.
그럼에도 동성애 인권 지지를 위해 노력하는 '스타트렉'의 뜻에는 무한한 지지와 응원을 보내는 바입니다. 한편, 새로운 게이 캐릭터로서의 정체성을 지닌 히카루 술루를 만나는 '스타트렉 비욘드'는 2016년 8월 25일 국내 개봉을 확정지었습니다. 어서 빨리 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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