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 깁슨은 1979년 처음 등장한 '매드 맥스' 오리지널 시리즈에서의 주연 배우인 매드 맥스 로카탄스키 역과 1987년 시리즈 첫편을 개봉한 '리썰 웨폰' 시리즈에서의 마틴 릭스 역으로 최고의 흥행 배우로 할리우드의 한 시대를 풍미한 배우입니다.
아울러 멜 깁슨은 할리우드의 온갖 말썽꾼에 난봉꾼 이미지로도 악명이 높았던 배우입니다. 지난 2010년 말에 멜 깁슨은 당시 여자 친구였던 옥산나 그리리고리에바의 격렬한 양육권 분쟁 당시 입에 담지 못할 말을 내뱉고, 아메리카 이민자들, 아프리카계 미국인들, 유태인, 동성애자들을 비하하는 인종차별적인 발언에다가 수 차례의 음주운전과 성차별적인 발언으로 할리우드 가십의 중심에 서기도 했던 배우입니다.
하지만 그런 할리우드의 난봉꾼 유명 배우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던 이유는 단 한가지입니다. 지난 1995년 멜 깁슨이 연출과 제작, 주연을 맡았던 '브레이브하트'로 제6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감독상 등 5개 부문을 수상한 능력, 현재까지도 역대 북미 R등급 최고 흥행작으로 군림하고 있는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 지난 2016년 '핵소 고지'로 제89회 아카데미 편집장, 음향효과상을 수상한 감독과 제작자로서의 멜 깁슨의 능력과 흥행 파워가 출중하기 때문입니다.
바로 그 할리우드의 능력자 멜 깁슨이 다시 한 번 감독으로 역량을 증명할 작품이 대기중입니다. 마이클 패스벤더와 제이미 폭스, 그리고 '왕좌의 게임'의 피터 딘클리지까지 화려한 출연진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와일드 번치' 리메이크입니다.
'와일드 번치'가 어떤 작품입니까. 샘 페킨파 감독의 1969년 작 '와일드 번치'는 기존 미국식 서부극에 반발해서 저예산으로 폭력성과 액션을 부각시켜 재미를 본 스파게티 웨스턴을 우습게 발라 버리는 폭력미학의 절정을 보여준 서부 영화였습니다.
다수의 카메라를 사용해서 샘 페킨파 감독 특유의 슬로우 모션과 몽타주 기법을 당시까지 칼라 영화 중 최다인 3,600컷을 찍었다는 미학적인 완성도, 거기에 여섯 대의 카메라를 사용해서 11일간 촬영했다는 '와일드 번치' 최후의 총격전 장면은 이후 오우삼의 '영웅본색'이나 '첩혈쌍웅'과 같은 홍콩 느와르의 스승이 된 영화입니다.
바로 이 폭력 미학의 바이블과 같은 레전드 서부극을 '브레이브하트'의 장엄한 연출과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의 선혈이 낭자한 폭력성으로 유명한 멜 깁슨이 연출을 맡았다니 기대감이 고공 승천하지 않을 수가 없겠네요.
멜 깁슨이 연출과 각본을 맡고, 마이클 패스벤더, 제이미 폭스, 피터 딘클리지 주연, 그리고 제리 브룩하이머가 제작을 맡은 '와일드 번치' 리메이크 작품은 2019년 10에 촬영에 들어간다고 하는데요. 내용은 오리지널 서부극이 아닌 멕시코 마양왕을 뒤쫓는 불명예 퇴직한 미국 마약 단속국 요원들의 활약상을 그린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