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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미드 미드 특집

프렌즈 배우들이 아직도 매년 200억씩 받아간다는 미국의 독특한 방송 구조

굳이 미드팬이 아니더라도 시트콤 '프렌즈'를 모르시는 분들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미국을 포함, 전세계적으로 대히트한 작품이며, 지난 1990년대 중반 국내에서도 케이블 TV 사업의 본격화와 함께 함께 동아 TV에서 방영되며 최고의 인기를 끌었던 작품인데요. 


하지만 시트콤 '프렌즈'는 지난 2004년 10년 간의 방영을 끝으로 드라마가 종영을 한 이후 여섯 명의 주연 배우들은 제니퍼 애니스톤이 브래드 피트와의 결혼과 영화 배우로서의 활약을 제외하고는 거의 폭망 수준의 활약을 선보이며 배우들의 존재감이 미비해졌던 작품입니다.


이쯤 되면 제 아우리 전세계 최고 인기 시트콤의 주연 배우였다고는 해도 할리우드 스타로서 생계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었을터인데, 그러나 놀라운 반전이 있습니다. 시트콤 '프렌즈' 여섯 배우들은 아직까지도 '프렌즈'로 매년 거의 200억에 달하는 수익을 거둬들이고 있다고 하는데요. 도대체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한지 그 이유를 알아보도록 할게요.



 1  시트콤 '프렌즈'는 어떤 작품?

1994년부터 미국 NBC에서 10시즌 동안 방영된 시트콤 '프렌즈'는 NBC 시트콤 황금 시대의 마지막을 상징하는 최고의 인기 시트콤이었을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케이블 TV 동아 TV를 통해 방영되며, 케이블 채널 전성시대, 제2의 미국 드라마 르네상스를 주도했던 대표적인 시트콤입니다. 인터넷 다운로드로 미국 드라마를 거의 본방사수하듯 시청하는 미드족들을 양산했으며, 여러 미드 자막 동호회의 탄생을 이끌기도 했던 작품이죠. 


사회, 문화적 영향력 면에서도 단순한 TV 드라마의 수위를 뛰어넘어, 제니퍼 애니스톤의 헤어스타일은 '레이첼 헤어스타일'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으며, 조이의 '하아유두잉' 캐치프레이즈는 미국 영어에서 여자에게 작업을 걸 때 쓰는 공식 표현이 되었을 정도입니다. 


뿐만 아니라 센트럴 파크 근처 그들의 단골 커피숍에서 PPL로 등장했던 커다란 커피 머그잔, 레이지보이 리클라이너, 파터리 반 가구 등은 드라마의 인기와 더불어 날개돋친 듯 팔려나기도 했습니다. 국내에서는 누가 뭐래도 시트콤 미드 하면 역시 '프렌즈'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2  역대 미국 드라마 출연료 배우 랭킹

자, 우선 역대 미국 드라마 출연료 배우 랭킹을 간단하게 정리하고 갈게요. 왜냐하면 과거 시트콤 전성 시대에 미드 시트콤 스타들이 다른 배우들에 비해 얼마나 많은 출연료를 챙겼는지가 이 이야기의 시작이니까요. 


역대 미드 출연료 기록의 대부분 시트콤 스타들이 작성했습니다. 영화 '토이 스토리'의 버즈 라이트 목소리로 유명한 팀 알렌이 1992년 처음으로 회당 1백만 달러 (한화 약 11억) 시대를 연 이후, '매드 어바웃 유'의 헬렌 헌트, '사인필드'의 제리 사인필드가 마지막 시즌 출연료로 1백만 달러 대열에 합류했으며, 1994년 시리즈 시작 당시 회당 2만 달러 조금 넘는 금액으로 출발했던 '프렌즈'의 여섯 배우도 마지막 두 시즌 출연료로 회당 1백만 달러를 받는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2003년 시트콤 '프레이저'의 주인공 켈시 그래머가 NBC와 10, 11시즌 연장 계약을 맺으면서 체결한 회당 160만 달러가 정점을 찍을 것처럼 보였지만, 이듬해인 2004년 에피소드당 180만 달러에 CBS와 '내사랑 레이몬드'의 9번째 시즌 계약을 체결한 레이 로마노에 의해 깨지고 되죠. 현재까지도 미드 역사에서 회당 출연료로 이보다 많은 금액을 받는 스타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3  시트콤 스타들의 어마무시한 재방송 수익

지난 2017년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 매거진은 2016년 6월부터 2017년 5월까지 한 해 동안 가장 많은 수입을 올린 유명인 100명의 명단을 공개했습니. 그 중 스포츠 스타나 뮤지션, 작가 등을 제외하고, 영화나 TV 비즈니스로 돈을 번 할리우드 유명인 1위는 국내 영화팬들에게는 다소 뜻밖의 인물이었습니다. 바로 시트콤 '사인필드'의 스타 제리 사인필드였죠.


톰 크루즈,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마크 월버그, 드웨인 존슨, 성룡 등을 제치고 한 해 동안 무려 6,900만 달러 (한화 약 771억)을 번 제리 사인필드의 고수익의 비결은 바로 인기 시트콤의 재방영 수익이었습니다. 



국내에서는 '프렌즈'의 인기에 밀려 다소 시청자층이 얇은 감이 없지 않은 작품이지만, '사인필드'는 2002년 TV 가이드 선정 역대 최고의 드라마 1위, 엔터테인먼트 위클리 선정 1990년대를 지배한 최고의 드라마 1위, 방영 당시 슈퍼볼 광고료를 제외하고 가장 비싼 광고료가 책정되었던 미드 등등, 미국 현지에서는 '프렌즈'의 인기를 뛰어넘는 최고 인기의 시트콤이기도 했는데요.  


그 결과 '사인필드'가 미국 지역 케이블 채널을 통해 재방송이 한창이던 2004년 포브스 선정 엔터테인먼트 부문 최고 부자는 스티븐 스필버그와 오프라 윈프리를 누르고 한 해 동안 무려 3,000억이 넘는 돈을 벌어들인 '사인필드'의 주연배우이자 제작자인 제리 사인필드였을 정도로, 미드 시트콤 스타들이 잘 만든 인기 시트콤으로 벌어들이는 돈은 어마무시합니다. 



 4  종영 후 15년, 시트콤 '프렌즈' 배우들이 아직도 매년 200억씩 챙겨가는 비결은?

시트콤 '프렌즈'의 여섯 배우들은 친구들답게 사이 좋게 출연료 계약을 개인이 아닌 여섯이 하나라는 집단 계약을 맺었던 것으로 유명합니다. 여섯 명의 배우들이 모두 똑같이 같은 금액의 출연료를 받아, 위에서 언급했듯 2003년과 2004년 마지막 두 시즌에는 회당 100만 달러씩 여섯 배우들 모두 1년에 2,400만 달러 (한화 약 270억)을 챙겨갔습니다. 


그 덕에 제니퍼 애니스톤이나 커트니 콕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기가 떨어졌던 피비 역의 리사 커드로우와 같은 배우도 역대 최고의 여성 미드 출연료를 받을 수 있었는데요, 하지만 그럼에도 그게 몇 년전인가요. 최고의 인기 시트콤이었던 '프렌즈'가 종영한지도 벌써 15년이 다 되어 갑니다. 


그러나 신의 한 수가 있었죠. 지난 2000년 일곱 번째 시즌 방영을 앞두고 '프렌즈' 여섯 친구들은 기존 출연료 계약 체결 때처럼 여섯 명의 배우들이 하나로 뭉쳐 각자 '프렌즈' 재방송 수익의 2%를 받아간다는 계약을 맺습니다. 제리 사인필드가 시트콤 '사인필드'의 주연 뿐만 아니라 제작까지 겸했다면, '프렌즈'의 여섯 배우들은 단순 배우 신분이었던지라 재방송 수익 2%는 엄청난 비율이었습니다.


물론 제 아무리 인기 시트콤이었다고 해도 인기가 시들해져서 재방송 매력이 떨어진다면 수익은 보잘 것 없겠지만, '프렌즈'의 경우는 달랐죠. 이른바 스테디 셀러 시트콤인 '프렌즈'는 종영 후 10년 이상이 지난 지난 2015년에도 미국 지역 케이블의 최고 인기 재방송 아이템이었고, 그렇게 재방송으로 벌어들인 수익이 1조 달러에 달한 결과 '프렌즈' 여섯 배우들은 재방송 수익의 2%, 다시 말해 매년 거의 2,000만 달러 (한화 약 200억)에 달하는 수익을 가만히 앉아서 벌어들일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여섯 배우들이 차별 없이 동등하게 집단 계약을 맺은 것도 참 보기 좋긴 하지만, 하지만 매년 200억이라뇨? 아마도 이제부터는 케이블 채널이나 넷플릭스 등에서 시트콤 '프렌즈'를 재방송을 볼 때마다 200억이라는 숫자가 아른거리게 되지 않을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