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그룹 샤이니의 종현이 2017년 12월 18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레지던스에서 쓰러진 채 발견되어, 응급대원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고 합니다.
이날 오후 4시 40분 경 종현은 친구나에게 "이제까지 힘들었다. 나 보내달라. 고생했다고 말해달라. 마지막 인사" 등등의 단어가 담긴 휴대전화 메시지를 남겼고, 종현의 친누나는 동생이 자살을 하려는 것 같다며 119에 전화를 했고, 119 구조대가 종현을 발견,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숨졌다고 합니다.
샤이니 종현은 레지던스에서 발견 당시 이미 심장이 멈춘 상태였으며, 현장에서 심폐소생술을 했지만 의식이 돌아오지 않았고, 현장에서는 갈탄과 번개탄으로 보이는 물질이 후라이팬에서 탄 흔적이 있는 것으로 보아 자살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샤이니 종현의 믿기지 않는 죽음을 맞이하며
지금 제가 종현이 죽었다는 말도 안 되는 사실을 믿고 이렇게 쓰고 있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슬프고 안타깝고를 떠나 어이가 없고 기가 막힌 채로 그냥 좀 끄적여 보려 합니다.
저와 지산 록페나 펜타포트, 홍대 앞 클럽 공연을 보며 친해지고 제가 아끼게 된 동생들이 있습니다. 영국 밴드 오아시스에 대한 팬심으로 함께 대동단결했던 친구들이죠.
그런데 어느 날 그 친구들이 샤이니라는 SM 엔터테인먼트 소속의 아이돌 그룹 콘서트를 다녀왔다며, 입에 거품을 물다시피 찬사를 늘어놓는 것이었습니다. 한 친구는 샤이니 중에서도 종현이 제일 좋다고 했습니다. 저는 그 아이에게 지금 전화를 걸 엄두도 나지 않아, 그 아이의 이름만 부른 카톡만을 보냈습니다.
물론 아이돌이 예전 아이돌이 아니며, 노래와 음악 자체가 정말 좋은 보이 그룹, 걸그룹들이 많아졌다는 얘기를 위에 말한 친구들, 아재가 된 친구들, 심지어 홍대 앞에서 음악을 하는 인디밴드 친구들에게서도 들었던 터였습니다.
그런데 저로서는 먹고 사는 것도 마냥 바쁘기만 한 탓에 통 관심이 가질 않았더랬죠. 그러던 어느해 연말, 이 친구들이 우리집에 송년회를 하러 왔습니다. 예전 같으면 오아시스나 홍대 인디밴드들 음악을 틀어놓고 술마시고 놀았을 테지만, 이 친구들이 샤이니와 엑소 노래를 들어보자는 겁니다.
<SHINee라 쓰고 샤이니라 읽는다>
술도 알딸딸하게 기분이 좋았고 와, 한번 들어보자 했습니다. 아이돌 음악은 사실 빅뱅으로 편견을 깬 지 얼마간이 됐는데 진짜 바쁘고 귀찮아서 접해 보려는 의지가 없었거든요.
친구들이 샤이니의 음악을 틀어주는데 너무 좋았습니다. 특히 메인 보컬의 노래에 놀랐습니다. "언니, 얘가 종현이야!" 하며 동생은 흥분했죠. 아이돌 음악은 예전 HOT의 '캔디'나 젝스키스의 '커플'처럼 처음 들으면서도 따라 부를 만큼 멜로디가 쉽고 다정하지도 않았고,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좋았어요.. 왜 이들이 아시아를 넘어 팝 컬처의 적자라 자처하는 서구 사람들까지 매료시켰는지 딱 알 수 있었습니다. 그들의 음악을 듣는 순간에요.
그들의 음악에는 나는 여자만큼 예쁜 아이돌이까 나 좀 예쁘게 봐줘, 가 우선이 아니었어요. 뉴 키즈 온 더 블록, 백스트리트 보이즈 같은 서구 아이돌 선조가 이런 음악을 했던가요? 샤이니 팬들과 가진 그 송년회 밤에서 저도 샤이니의 팬이 되었습니다.
청춘의 선택은 왜 이다지도 극단적일까요?
어제 종현이 '밤도깨비'에 나온다는 소식과 관련한 포스팅을 했습니다. 올릴 사진도 찾아보고 하면서 언제 봐도 참 예쁘네, 생각하며 즐거운 마음으로 포스팅을 했죠.
그러고는 방금 전 종현이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친누나에게 나 이제까지 고생했다고 말해줘, 그러니까 나 보내줘, 마지막 인사야'라는 문자를 보냈다고 합니다.
친누나가 즉시 경찰에 신고했지만, 경찰이 종현의 소재를 파악해 청담동의 레지던스에 출동했을 때 그는 이미 심정지 상태였습니다. 글을 쓰다 보니, 그는 왜 자살을 선택했을까 생각하다 보니 의구심이 고개를 듭니다.
아무리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속담이 있다고는 하나, 엊그제까지 '밤도깨비' 촬영을 하고 샤이니로서도, 솔로로서도 창작력을 불태우던 종현이였습니다. 만약 자살이라면 청춘의 선택은 어찌 이리 항상 극단적일까요.
짐 모리스, 커트 코베인 등과 함께 27세 클럽에 든 종현
27세 클럽이란 게 있습니다. 서양에서 스물일곱에 세상을 떠난 뮤지션이 워낙 많아 생긴 말이죠. 천재 기타리스트 지미 헨드릭스, 도어스의 짐 모리스, 너바나의 커트 코베인, 그냥 그들의 이름을 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아파지네요.
그리고 가장 최근이 에이미 와인하우스였습니다. 그리고 올해 종현 나이 만 스물일곱 살, 충분히 족적을 남겼습니다. 그리고 그는 이제 트웬티세븐 클럽에 가입했습니다.믿기지 않습니다.
샤이니 종현 유족은?
유족으로는 부모님(혹은 어머니)와 종현이 마지막 문자를 보냈다는 누나 김소담 씨가 있다고 합니다. 샤이니 종현은 이상형이 친누나같은 여자라고 했을 정도로 누나를 좋아했다고 합니다.
아버님은 종현이 아주 어렸을 적에 레코드점을 했다고 하고, 어머님이 현재 유치원을 운영하신다고 하는데요. 데뷔 이후에는 아버지에 대한 언급이 없어서 팬들도 가족사에 대해 많이 궁금해한다고도 하죠.
과거 2010 드림콘서트에서 MC와 출연 가수로 인연을 맺었던 배우 신세경과 공개 열애를 했다가 2011년 초에 결별한 바 있는데요. 지금 신세경 씨도 너무 놀랐을 것 같네요.
평소 아이들 친구들 사이에서도 누구보다도 마음이 여리고 약한 샤이니 종현이었다고 하는데요. 아직도 그가 세상을 떠난 것이 믿기지 않고 부검과 수사를 통해 사인이 철저하게 밝혀지기를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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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니 종현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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