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왕 신해철이 세상을 떠난 지 어느덧 3년이 됩니다. 어떻게 이렇게 황망한 죽음이 있을 수 있는지, 3년이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믿고 싶지 않고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는 기분입니다.
우리가 잊지 못할, 기억해야 할 신해철에 관한 이야기를 키워드를 통해 살펴볼까 합니다. 그의 영혼이 평화 안에서 안식하고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1 대학가요제 대상
신해철은 1998년 서강대학교 철학과에 재학 중에 무한궤도라는 그룹의 리더로서 '그대에게'라는 곡으로 MBC 대학가요제 대상을 수상했습니다.
기존의 대학가요제 대상곡들과 달리 상당히 대중적인 노래로, 신해철이 소속되어 있던 무한궤도도 요즘 말로 하면 아이돌급 인기를 누렸습니다. 대학가요제 본선무대에 가기 전에 학교 학생회실에 '대학가요제 대상 받으러 간다'는 메모를 남기고 간 일화는 유명하죠.
2 무한궤도
무한궤도는 '그대에게'의 엄청난 인기로 역시 엄청난 인기를 누렸지만 오래 가지 못했습니다. 좀 더 실험적인 뮤지션의 길을 걷고 싶어한 신해철과 새로 영입했던 키보디스트 정석원의 음악적 견해 차이가 주요 원인이었죠.
이후 무한궤도는 정석원의 주도로 헤쳐 모여 015B가 됩니다. 신해철 사망 당시 정석원의 애도가 크게 화제가 되었던 이유였습니다.
3 넥스트
무한궤도 해체 후 솔로활동을 하던 신해철은 N.E.X.T라는 실험적이고도 스케일이 큰 록밴드를 결성합니다. 기타의 김세황, 드럼의 김단, 이동규 등이 거쳐간 밴드로. 철학적인 가사, 스케일이 웅장하거나 감성이 넘치는 곡들로 한국 록씬에 족적을 남겼습니다. 신해철의 마왕스러운 아우라도 이때부터 생겨났지 싶습니다.
4 뮤지션
'그대에게'라는 굉장히 대중적인 대학가요제 대상곡으로 일찍이 큰 스타가 됐지만, 이후 '그대에게'와는 정반대라고 할 정도로 갖가지 음악적 시도를 합니다.
넥스트 해체 후에는 비트겐슈타인이라는 3인조 밴드를 만들었고, 미디와 테크노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갖고 끊임없는 음악적 실험을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대중의 많은 사랑을 받은 드문 뮤지션이었죠. 또 서태지와 외가 6촌 사이인데, 두 사람간의 음악적 교류도 활발했습니다.
5 마왕
신해철은 세상을 떠날 때까지 마왕이라는 별명으로 불렸습니다. 라디오 프로그램 '고스트스테이션'을 진행하면서 얻은 별명이죠.
거기에 대마초 비범죄화, 간통죄 폐지 등 사회나 문화적인 이슈로 신랄하고 솔직한 발언을 많이 해서 뮤지션뿐만 아니라 논객으로 불렸고 소셜테이너로의 행보를 오보인 것도 마왕이라는 별명을 굳혀준 이유가 됐겠죠.
6 노무현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의 지지를 표명하며 선거유세와 TV 찬조연설 등으로 노무현 대통령의 당선을 도왔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서거한 후에 추모 무대에 오르기도 했죠. 두 사람이 이렇게 빨리 유명을 달리할지 어떻게 알 일이었을까요? 언제까지나 그리울 두 사람입니다.
7 아내
신해철은 9살 연하 미스코리아 미스 뉴욕 출신의 아내 윤원희 씨를 만나 결혼했습니다. 이 결혼 스토리도 애틋하죠. 결혼 전에 아내 윤원희 씨가 암에 걸렸고, 신해철은 지켜주고 싶은 마음에 오히려 결혼을 더 결심했습니다. 아내의 완치로 남매까지 낳았는데, 이제 신해철은 이 세상 사람이 아니군요.
8 패혈증
2014년 10월에 신해철이 심폐소생술을 받고 병원에서 사경을 헤매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몇 년 전 받았던 위밴드 수술의 부작용으로 후속 치료를 받던 중에 계속 고통을 호소하던 신해철은 심폐소생술을 받은 지 며칠 후인 19월 27일 오후 8시 19분에 패혈증으로 눈을 감고 맙니다. 1968년생 신해철은 마흔일곱 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그렇게 세상을 떠났습니다.
9 스카이 병원 강세훈
신해철을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발표에 따르면 장협착수술을 하다가 심장을 감싼 심낭의 막을 훼손시키면서 생긴 천공 때문에 이어진 패혈증이 사인이었습니다. 누구나 의료사고를 추측해볼 만한 상황이었지만, 검찰 기소된 스카이 병원 원장 강세훈 씨는 집행유예로 풀려났고 병원을 법정관리 신청했습니다.
10 불후의 명곡
신해철 편으로 꾸며진 10월 21일 '불후의 명곡'은 눈물 지을 수밖에 없는 무대를 선보였습니다. 홍경민, 김현성, 록밴드 몽니, 여자친구의 유주 등이 신해철의 주옥같은 곡들을 다시 부르며 그의 영혼을 위로했죠.
다시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그리고 이런 불합리한 의료사건이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법이 강원장을 비롯한 책임자들을 지금이라도 엄단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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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해철, 그리운 그 이름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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