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발성의 영화와 달리 긴 세월을 우리와 함께 하는 TV 속 캐릭터들을 계속 매력 있게 유지하는 건 보통 일이 아니겠죠. 배우들과 제작진의 굉장한 노고가 필요할 텐데요. 그 수많은 캐릭터들 중에 우리 머리와 추억 속에 가장 크게 떠오르는 캐릭터들은 보통 사랑받았던 캐릭터들이 아니겠습니다.
'엠파이어 매거진'이 약 1만 명을 대상으로 역대 가장 좋아하는 아이콘을 묻는 설문조사를 벌였습니다. 좋은 사람이었던 캐릭터도 있고, 악한도 있고, 치명적인 캐릭터도 있고, 현대와 클래식이 섞여 있네요. 팬들이 사랑한 10인의 TV 속 최고 캐릭터들 만나 보시죠!
1. 월터 화이트 (브레이킹 배드)
그렇습니다. 이변은 없었습니다. 2008년 전에는 평범한 화학 교사였다가 필로폰을 제조하는 범죄 왕이 된 월터 화이트가 역대 최고의 미드 캐릭터가 되리라고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죠. '브레이킹 배드'의 크리에이터 빈스 길리건과 배역을 맡은 브라이언 크랜스턴은 정말 별처럼 반짝이는 비전으로 월터 '하이젠버그' 화이트를 그려냈습니다.
브라이언 크랜스턴의 파워풀하고 복잡한 연기는 TV 역사상 최고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불법적인 일을 하는 악역이라 할 수 있는데도, 팬들은 마음속으로 어느새 그가 성공을 거두기를 응원하고 있게 되죠. 가족 때문에 시작한 일이었지만 그걸 넘어선 악행을 저지르게 되는 때에도 오히려 더 매력이 커졌던 캐릭터였습니다.
2. 티리온 라니스터 (왕좌의 게임)
'왕좌의 게임'에 수많은 캐릭터가 거쳐갔지만(말 그대로), 피터 딘클리지가 연기하는 티리온 라니스터는 단연 매력 있고 개성 있는 캐릭터입니다. 난장이로서 사회와 가족에게마저 받는 박대를 티리온은 청산유수 입담과 명민한 기지와 자기 곁을 의리 있게 지켜줄 친구들을 만들며 극복해 나가죠. (그래서 크레딧에도 가장 먼저 나오는 배우일까요?)
티리온이 웨스테로스의 다른 모든 캐릭터와 적어도 한 번쯤은 다 마주쳐 대화를 나누는 장면을 보고 싶을 정도입니다. 적어도 한 시즌은 더 그의 모습을 더 볼 수 있음에 감읍하게 되네요. 저는 피터 딘클리지를 보면 '하우스'의 휴 로리를 닮았다는 생각이 자꾸 들더라구요;
3. 호머 심슨 (심슨 가족)
시도 때도 없이 맥주를 들이키고 도너츠를 비롯한 음식들을 사랑하며 직장과 결혼생활에서 최악의 실수만 골라 하는 것으로 미친 듯이 사랑을 받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호머 심슨은 장장 26년간을 다른 사람들의 삶, 특히 네드 팰랜더 네 집 사람들의 삶을 유머러스하게 공포에 빠뜨리며 보내왔죠. 26년 내내 '심슨 가족'이 재미있을 수는 없겠지만, 호머라는 캐릭터만큼은 가장 인기 있고 기억에 남을 캐릭터 중 하나로 남았습니다.
4. 닥터 (닥터 후)
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닥터 후'에서 이 위대한 닥터를 연기했던 12명의 다른 배우들이 함께 이룬 성취가 팬이 뽑은 4위의 결과로 나타났네요. 이 캐릭터(들)은 위대한 TV 캐릭터에 필요한 모든 자질을 갖추었습니다. 재미있고 진지하고 용감하며 덤벙대기도 하고요.
5. 토니 소프라노 (소프라노스)
뉴저지의 거리나 하수구보다 더 지저분한 입을 가졌던 토니 소프라노는 텔레비전 역사상 가장 무자비하고 위협적인 캐릭터 중 하나일 겁니다. 그래도 우리는 그의 삶과 그의 불안에 공감을 느끼곤 했죠. 제임스 갠돌피니가 아니었으면 가능하지 않았을 강렬하고 빛나는 연기 덕분에 토니는 텔레비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고 매력 있는 캐릭터의 하나로 남았죠.
크리에이터인 데이빗 체이스가 시리즈 피날레의 결말을 열린 결말로 해놓은 덕분에 우리는 토니 소프라노스의 장래를 끝도 없이 상상하게 되었구요. 그런 토니를 연기한 제임스 갠돌피니는 이제 더 이상 세상에 없지만 말입니다.
6. 셜록 홈즈 (셜록)
셜록 홈즈는 오랜 세월 동안 책이나 스크린이나 무대 등등에서 수백 가지 형태를 하고 나타났죠. 그런 캐릭터를 팝 컬처의 전면에 데려와 내세운다는 게 말처럼 쉬운 시도는 아닐 것입니다.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흔들림 없는 연기로 비평가들과 팬들의 찬사를 동시에 얻은 '셜록'에서 역사상 가장 매력적인 셜록의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셜록'은 각 시즌 3부작으로, 잘 만든 시리즈 영화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풍성한 드라마죠. 이 드라마도 셜록이 배니가 아니었으면 지금의 이 성과와 명성을 누리지 못했을 거예요.
7. 버피 서머스 (버피와 뱀파이어)
리스트에 유일하게 올라온 여자 캐릭터네요. 사라 미셸 겔러가 연기한 뱀파이어 사냥꾼 버피 써머스는 텔레비전 역사상 가장 용감한 여자 캐릭터 중 한 명이죠. 조스 웨던의 각본 덕분이 크죠. 머리와 체력 둘 다를 이용해서 세상 가장 괴물스럽고 악한 적들을 때려잡는 버피의 모습은 정말 쿨했죠. 이 리스트에 있는 모든 캐릭터들을 물리칠 만한 캐릭터라고나 할까요?
8. 잭 바우어 (24)
잭 바우어가 리스트에 올려준 팬들에게 감사를 전한다면? 총을 휘두르며 걸걸하고 작은 외침 소리로 하겠죠^^ 8개의 시즌과 리미티드 시리즈를 거치는 동안 키퍼 서덜랜드가 연기한 터프한 안티 테러리스트 잭 바우어는 대통령과 미국에 사는 수많은 사람들, 심지어는 바다 건너 사람들까지 구했죠.
혹시라도 시즌을 또 만든다면 그를 우주비행사로 만들어 우주를 구하게 해야 하는 거 아닐까요? 심지어 더 우수한 테크놀로지를 장착한 외계인들이라도 잭과 클로이 콤비에게는 당해 내지 못할 테니까요. (24의 스핀오프 드라마가 만들어진다고 합니다만, 그러나 이제 더 이상 잭 배우어의 컴백은 없습니다. 안타깝네요)
9. 오마 리틀 (와이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가장 좋아한다는 미드 '와이어'는 HBO에서 시리즈가 끝난 지 7년도 넘었지만 어마어마한 수작으로 여전히 찬사를 받고 있죠. 마이클 K. 윌리엄스의 하드코어한 연기 덕에 오마 리틀은 볼티모어 거리의 안티히어로로 등극하며 거리를 차지한 나머지 범죄자들과 드럭 딜러들과는 달리 로빈 훗에 비견될 만한 캐릭터로 그려지죠.
픽션 세계에서 그처럼 샷 건을 갈기는 자는 없었을 것이며, 프리츠 랑의 영화 'M' 이래도 그렇게 공포스럽고 무시무시한 휘파람 소리를 내는 캐릭터도 없었을 겁니다.
10. 프랭크 언더우드 (하우스 오브 카드)
이 리스트에 오른 유일한 대통령 캐릭터네요. 참으로 되는 일 하나 없는 캐릭터인데, 하다 보니 대통령까지 가는 연기를 케빈 스페이시가 빛나게 수행하죠.
협잡도 협잡도, 모사도 모사도 그렇게 징글징글하게 할 수 없는 프랭크 언더우드는 케빈 스페이시에게 제 옷을 입은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리 정치판이란 데가 그렇다고는 해도, 프랭크 언더우드 같은 자가 백악관을 차지한다고 생각하면 아찔하죠.
추천글
'어페어', '캘리포니케이션', '매드맨' 등등 애들은 가라! 어른들을 위한 본격 성인 미드 추천 10선
남자라면 지금 당장 일렬종대로 집합! 남자들을 위한 미드 추천 10
'모던 패밀리'와 애플의 동거에서부터 '매드맨'의 감성 PPL까지! 미드 역사상 가장 성공적이었던 PPL 일곱 사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