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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할리우드 스타 특집

'반지의 제왕' 때문에 숀 코네리가 5,000억을 날리고 은퇴한 사연

올해 나이 만으로 89세, 초대 007 제임스 본드로 유명한 대배우 숀 코네리는 2003년 영화 '젠틀맨 리그' 사건 이후 할리우드와 담을 쌓은 상태를 유지하다 지난 2007년 더 이상 할리우드에 미련이 없다며 은퇴를 선언하게 됩니다. 


근데 숀 코네리의 할리우드 은퇴는 그냥 은퇴가 아니었습니다. 할리우드 영화 역사상 배우와 감독과의 최악의 갈등 중의 하나로 불거진 은퇴이자, 숀 코네리 개인으로서는 무려 5,000억 원에 달하는 거액의 금액을 날린 사건이었으니까요. 어떻게 된 일인지 함께 알아보도록 할게요. 



 1  숀 코네리는 어떤 배우?

스코틀랜드 출신의 배우 숀 코네리는 초대 007 제임스 본드로 유명한 인물입니다. 노동자 집안 출신으로 정식 연기 수업 절차 없이 이런 저런 단역을 전전하던 숀 코네리는 1962년 '007 살인번호'에서 제임스 본드 역을 맡으며 스타덤에 오르게 되는데요.


이후 '007 위기일발', '007 골드핑커', '007 선더볼 작전', '007 두번 산다', '007 다이아몬드는 영원히'까지 10년을 제임스 본드 역을 맡았고, 이후 배우 생활의 여러 어려움을 극복하고 대머리 이미지의 카리스마 중년 신사로 연기 변신을 시도 1987년에는 '언터처블'에서 케빈 코스트너를 돕는 노장 경찰 말론 역으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까지 받게 됩니다. 



 2  '반지의 제왕'을 이해할 수 없었던 숀 코네리

물론 '언터처블'에서의 숀 코네리의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수상이 발연기 배우에게 오스카 트로피를 안긴 아카데미 역사상 최악의 남우주연상이다, 할리우드 영화 역사상 최고의 캐릭터 중의 하나인 제임스 본드의 영화판 이미지를 구축한 공로에 대한 일종의 우대성 수상이다는 악평이 없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숀 코네리는 '언터처블' 이후에도 '인디아나 존스 - 최후의 성전', '붉은 10월', '더 록'과 같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연기에도 안착하며 할리우드 최고의 노익장을 발현하며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카리스마 넘치는 중후한 이미지의 올드한 배역에는 최고의 선택지로 자리매김하게 됩니다. 


그러니 당연했죠. 지난 2000년 초 타임 워너 산하의 다소 생경한 제작사인 뉴 라인 시네마는, 당시로서는 천문학적인 금액인 2억 8,100만 달러(한화 약 3,168억 원)을 들여, 역시나 생경한 이름의 감독인 피터 잭슨을 앞세워 뉴질랜드라는 역시나 낯선 배경 올로케이션을 시도했던 '반지의 제왕' 3부작에 톰 크루즈나 조니 뎁과 같은 할리우드 스타가 아무도 없었다는 사실이 너무도 조마조마했습니다. 



그래서 내놓은 뉴 라인 시네마의 방책은 간달프 역에 키포인트가 될 수 있는 할리우드 대스타를 캐스팅하자는 것이었고, 따져볼 것도 없이 숀 코네리에게 간달프 역을 맡아주기를 간곡하게 부탁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숀 코네리는 난쟁이들과 요정이 괴물들과 싸운다는 소설 '반지의 제왕'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이유와 더더군다나 18개월 동안이나 뉴질랜드에서 지내는 것은 도저히 불가능하다며 '반지의 제왕' 3부작의 간달프 역을 거절하게 되고, 결국 이안 맥켈런이 간달프 역을 맡게 됩니다. 



 3  숀 코네리가 간달프 역을 거절한 대가는 무려 5,000억

할리우드 영화 역사에서 유명한 영화의 유명 배역을 거절한 배우들은 여럿입니다. 윌 스미스는 '매트릭스' 시리즈의 네오 역의 계약 직전 단계까지 갔지만 '와일드 와일드 웨스트' 촬영을 위해 거절해서 본인 배우 인생에서 가장 뼈아픈 실수를 달고 살아야 했고, 존 트라볼타는 '포레스트 검프'와 '이보다 더 좋은 순 없다'의 주인공 역을 거절해서 톰 행크스와 잭 니콜슨이 해당 배역으로 아카데미 트로피를 거머쥐는 것을 지켜봐야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할리우드 배역 거절의 역사에서 숀 코네리만큼이나 뼈저린 후회를 했던 배우는 없을 것입니다. 숀 코네리에게 간달프 역을 맡게 하기 위해 뉴 라인 시네마가 제안했던 거래는 아주 파격적이었으니까요. 뉴 라인 시네마는 숀 코네리에게 출연료로 1,000만 달러(한화 약 112억 원)에다가 '반지의 제왕' 3부작의 박스 오피스 흥행 성적에 따른 수익의 15%를 러닝 개런티로 지급한다는 제안을 했습니다. 


잘 알려졌다시피 '반지의 제왕' 시리즈는 3부작 전 세계 흥행 수익이 무려 30억 달러(한화 약 3조 4,000억 원)에 근접하는 성적을 기록했고, 만약 션 코네리가 '반지의 제왕' 3부작의 간달프 역을 수락했었다면, '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유일무일한 대스타 배우로서 챙겨받은 15%의 러닝 개런티 수익은 무려 4억 5,000만 달러(한화 약 5,073억 원)에 달했을 것입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반지의 제왕' 3부작 이후에도 간달프는 '호빗' 3부작에서까지 최고의 활약을 보인다는 것이죠!)



 4  엎친데 덮친격, 할리우드 은퇴를 선언한 숀 코네리

'반지의 제왕' 3부작의 간달프 역을 거절한 숀 코네리가 입었던 손해는 금전적 손해만이 아니었습니다. 숀 코네리가 '반지의 제왕'을 거절하고 선택한 작품은 '젠틀맨 리그'였는데, 숀  코네리는 이 영화 이후 할리우드와 완전히 담을 쌓고 살다 결국 지난 2007년 할리우드가 지긋지긋하다며 은퇴를 선언하게 되었으니까요.


앨런 무어의 그래픽 노블을 영화화한 2003년 영화 '젠틀맨 리그'는 개연성이라고는 전혀 없는 스토리와 과도하게 희석된 원작의 분위기 등으로 비평이나 흥행 모든 면에서 실패작으로 남은 영화로, 이 작품을 끝으로 숀 코네리는 영화 제작자들과의 갈등이 너무 심해진 나머지 아예 할리우드를 떠나게 됩니다. 



'젠틀맨 리그' 제작진과 숀 코네리의 갈등은 정말 유명했습니다. 숀 코네리는 결과적으로 무려 5,000억의 금전적인 대가였던 '반지의 제왕'까지 거절하고 '젠틀맨 리그'를 선택했지만, '젠틀맨 리그'의 영화 촬영은 정말 엉망도 그런 엉망이 없었으며, 나이 든 캐릭터에 궁여지책으로 자신을 끼워 맞추려는 스티븐 노링턴 감독과 숀 코네리는 결국 주먹다짐까지 하며 싸우게 되는 상황까지 벌어졌으니까요. 


실제로 이 영화를 관람한 팬들조차도 숀 코네리가 도대체 왜 이 작품에 등장하는지를 모르겠다 했을 정도로 '젠틀맨 리그'는 숀 코네리라는 대배우를 천대한 영화로 오명을 지니고 있는 작품이기도 합니다만, 하지만 이제는 숀 코네리에게 5,000억을 날리게 한 영화, 대배우 숀 코네리가 할리우드를 영원히 떠나게 만든 영화로 기억할 수 밖에 없는 작품이 되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