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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할리우드 영화 특집

배역에 빠져도 너무 빠진 광기와 집착의 할리우드 스타들 ②

'메소드 연기 (method acting)'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배우가 자신이 연기할 배역의 생활과 감정을 직접 경험해서 몰입도를 높이는 연기법을 뜻하는 말인데, 연기하려면 그 정도는 기본 아니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 메소드 연기에 너무 집중해도 문제입니다.

 

자신이 맡은 배역에 빠져도 너무 빠져서 정신이 오락가락, 몸까지 상하고 저러다 잘못되기라도 하면 어떨까 싶을 정도로 걱정스러운,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는 메소드 연기의 정점을 찍은 할리우드 배우들을 모아보았습니다. 배역을 맡으면 책 100권 탐독은 기본이라는 다니엘 데이 루이스부터 고무줄 체중의 대명사 크리스천 베일 등등 프로페셔널의 수준을 넘어 광기에 가까울 정도로 자기 배역에 빠졌던 할리우드 스타들의 면면을 살펴봅니다!       


 

1.  다니엘 데이 루이스 

다니엘 데이 루이스는 할리우드에서 일하는 배우들 중 메소드 기술을 아마도 가장 철저하게 고수하는 것으로 유명한 배우라고 할 만합니다. 한번 촬영에 들어갔다 싶으면 촬영장에서나 바깥에서나 배역을 벗어나기를 거부하는 배우입니다. 가장 최근 영화인 '링컨'을 찍는 동안에 데이 루이스는 서명을 할 때마다 에이브러햄의 이니셜  'A'를 사용했으며, 링컨의 삶에 관한 책을 100권도 더 넘게 읽었다고 합니다. (배역만 맡으면 책 100권은 기본!)

 

또한 다니엘 데이 루이스에게 첫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안겨준 '나의 왼발'을 연기하는 동안에는 촬영장에 있을 때면 절대 휠체어에서 벗어나지 않는 바람에 스탭들이 다니엘 데이 루이스가 앉아 있는 휠체어를 들어올려 매번 장애물을 넘어다니며 낑낑대야 했다네요.  

 

 

2. 크리스천 베일  

할리우드 배우가 입금되면 다하는 거지, 고무줄 몸무게가 뭐 대수냐 싶겠지만 크리스천 베일에 오면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습니다. 영화 '머시니스트'를 촬영할 때는 극에 달했는데요. 고질적인 불면증에 시달리는 캐릭터를 연기하려고 무려 30킬로그램 가까이를 감량했던 겁니다. 그나마도 더 빼다가는 위험해질 수 있다는 의사의 권고를 듣고 감량을 중단했답니다.

 

그는 참치캔과 사과만 먹고 버티며 살을 뺐는데요. 그러고서는 '배트맨 비긴스'의 우람한 브루스 웨인을 연기하느라 곧바로 살을 찌워야 했습니다. 또 '터미네이터: 미래전쟁의 시작'에서는 배역에 너무 빠진 나머지 촬영장에서 난동을 피운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미쳐도 미쳐도 이렇게 미치기 힘들지 않을까요!  

 

 

3. 로버트 드니로 

메소드 연기 하면 또 로버트 드니로를 절대 빼먹을 수 없죠. 최고의 연기를 뽑아내기 위해 물불 가리지 않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배우가 로버트 드니로입니다. 자기뿐만 아니라 다른 배우들한테도 마찬가지 수단을 사용하는데, 영화에서 화난 장면 연기를 위해 촬영장에서 다른 배우들을 모욕하는 일까지 서슴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는 저 유명한 '택시 드라이버'에서 택시 기사의 마음과 고립감을 표현하기 위해 한 달간 12시간 교대의 택시 기사 일을 직접 경험하기도 했습니다. '케이프 피어'의 무시무시하고 곪아터진 악역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치과에 가서 이를 손보았습니다. 그 역시 '성난 황소(분노의 주먹)'에서 고무줄 몸무게를 과시했습니다.  

 

 

4. 짐 캐리 

코미디언 앤디 카우프먼의 생을 그린 1999년 영화 '맨 온 더 문'의 촬영장에서 짐 캐리는 배역 밖으로 나오기를 완강히 거부했습니다. 동료배우들과 스탭들이 앤디나 토니라고만 불러야 응답하는 바람에 촬영에 지장을 준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배역에 너무도 빠진 나머지 카우프먼 특유의 버릇과 몸짓이 몸에 배게 될 정도. 골든 글로브를 손에 넣기는 했지만 반응이 신통치 않았던 영화에 너무 진을 뺀 것은 아닌지! 

 

 

5. 히스 레저 

히스 레저가 '다크 나이트'에 쏟아 부은 걸 생각하면 조커 역할로 엄청난 찬사와 더불어 사후 오스카를 받았던 게 뭐 놀라울 일이랴 싶네요. 그는 한 달 동안 자기 아파트 바깥으로 한 발짝도 나가지 않으면서 고립을 자처하며 역할을 위한 편집증을 키워갔고, 종내는 불면증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밤에 두 시간도 못 자는 날도 있었습니다.

 

그는 또 조커가 되어 광기에 찬 문구를 휘갈겨 넣은 캐릭터 일기를 계속 썼습니다. 그리고 연기 경력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주었던 조커 캐릭터를 연기하느라 수면제에 빠지게 되고, 그 결과 과다복용에 따른 비극적인 죽음에 이르렀다는 것이 많은 사람들의 추측입니다. 

 

 

6. 호아킨 피닉스 

리버 피닉스의 동생으로도 유명한 호아퀸 피닉스도 메소드 연기에 광기에 가까운 집착을 보이는 배우입니다. 호아퀸과는 처형 매제 사이이며 밴 애플렉의 동생이기도 한 케이시 애플렉 연출의 모큐멘터리 영화 '아임 스틸 히어'는 연기생활을 청산하고 랩 가수가 되겠다는 호아퀸을 따라다니는 영화였죠. 호아퀸 피닉스는 '아임 스틸 히어'에서의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해냈습니다.

 

촬영을 하는 동안에 '데이빗 레터맨 쇼'에 가관도 그런 가관이 없는 꼴을 하고 나타났구요, 텁수룩한 수염에 불안정하고 힙합을 하겠다고 떠벌이는 그의 모습을 보고 꾸며낸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진짜 실성한 게 맞다고 믿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였습니다. 2010년에 영화가 개봉하면서 케이시 애플렉이 모큐멘터리 영화와 목적을 말하면서 해명 아닌 해명을 했는데, 누가 또 알겠나요. 그게 또 전적으로 영화 때문이었을지.  

 

 

7. 애쉬튼 커쳐  

애쉬튼 커쳐는 영화 '잡스'에서 스티브 잡스 역을 맡은 이후 거의 빙의에 가까울 정도의 싱크로율로, 걸음걸이에서부터 행동 하나 하나까지 완벽하게 스티브 잡스를 연기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애쉬튼 쿠쳐는 잡스의 유명한 키노트 영상은 물론이거니와, 쉽게 구하기 힘든 인터뷰 영상 등 100여 시간이 넘는 분량의 자료를 탐청했으며, IT 전시회와 관련 컨퍼런스에 참석했고, 자신의 이름을 건 아이폰 악세사리를 론칭하고, 스티브 잡스의 마른 체형을 완성하기 위해 스티브 잡스의 채식 식단을 따라하다 병원에 실려가기도 했을 정도였답니다. 말 다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