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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할리우드 스타 특집

불편해서 직접 만들어 봤습니다! 할리우드 뜻밖의 발명왕들

인류 역사의 유명한 발명왕을 떠올리라고 하면 하얀 연구소 가운을 입고 세상에 불을 밝히기 위해 필라멘트 전구를 응시하는 토머스 에디슨 같은 인물을 생각하겠지만, 웬걸요, 뜻밖에도 이름만 대도 알 수 있는 유명 스타들 중에도 미국 특허청에 자신의 이름으로 정식 특허 등록을 한 인물이 몇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미국 특허청의 정식 특허 등록을 통해 세상의 불편함을 해소하고자 노력했던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유명 스타 배우나 감독들을 한자리에 모아 봤습니다. '불편해서 직접 만들어 봤습니다! 할리우드 뜻밖의 발명왕들', 함께 보실게요. 



 1  스티브 맥퀸

1960년대 할리우드 영화사를 대표하는 터프 가이 스티브 맥퀸은 스피드광으로도 유명합니다. 스턴트 드라이브였던 아버지의 핏줄을 이어받았는지, 스티브 맥퀸은 모터 사이클에서부터 스포츠카, 버기카, 심지어는 경비행기까지 속도를 낼 수 있는 모든 것에 미쳐 있었다고 합니다. 


'황야의 7인'에서부터 '대탈주', '빠삐용', '타워링' 등의 걸작 영화에 출연한 성공한 영화배우로 벌어들인 모든 돈을 200여 대가 넘는 오토바이와 50대 이상의 자동차, 그리고 5대의 비행기를 모으는데 썼던 것도 모자라, 온전히 스피드에 스피드를 위한 스피드 영화를 만들겠다는 꿈의 실현을 위해 제작과 주연에 나선 영화 '르망'으로 가산을 탕진해서 일본에서 혼다 오토바이 광고를 찍어야 했던 일화까지 있었을 정도입니다.


▲ 영화 르망 (좌), 모터 사이클광 스티븐 맥퀸 (우)


그런 스피드광 스티브 맥퀸은 지난 1970년 기존의 사무실 의자 같은 엉성하기 짝이 없는 자동차 시트가 아닌, 고속 주행과 격렬한 시프트에도 드라이버의 온몸을 올바르게 잡아주며, 특히 차량의 거동을 시트를 통해 엉덩이에서부터 온몸으로 정확하게 전달해주는 레이싱 드라이버 전용의 자동차 시트를 고안하게 되고, 특허 번호 219584로 미국 특허청에 자신의 발명품을 정식 특허 출원하기에 이릅니다.



스티브 맥퀸의 특허품은 이른바 버킷 시트라고 불리며 오늘날에도 고성능의 스피드를 즐기는 자동차에서는 필수적으로 채용되는 방식의 시트일뿐더러, 최근에는 일반적인 도로 주행 자동차에도 운전 편의성을 위해 세미 버킷 시트가 적용되는 등 무척 인기가 많은 자동차 시트인데요. 


스티브 맥퀸은 지난 1970년 자신이 발명한 레이싱 드라이버를 위한 전용 시트의 특허 출원 이후 캘리포니아 주에 위치한 솔라 오토모티브 프로덕션을 통해 이 시트를 상품화해서 특허 유효 기간인 14년 동안 상당한 금액의 로열티를 받아 챙긴 것으로도 유명하답니다. 역시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였군요.


▲ 미국 특허청 특허 등록 번호 219,584 스티브 맥퀸의 레이싱 드라이버 전용 시트



 2  스티븐 스필버그

스티븐 스필버그는 할리우드 역사상 가장 성공한 감독이자 가장 많은 돈을 번 감독 중의 한 명입니다. 아카데미 감독상을 두 차례나 수상했고, 인플레이션을 감안해서 재조정한 전 세계 흥행 수익 20위권에 ‘E.T.’, ‘죠스’, ‘쥬라기 공원’까지 세 작품을 올린 인물이기도 합니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1993년도 작품 '쥬라기 공원'은 거대한 몸집의 티라노 사우루스도 무시무시했지만, 그보다도 더한 공포의 대상은 바로 강력한 발톱으로 무장했을뿐더러 스스로 문을 돌려 열기까지 하는 두뇌를 소유한 랩터들이었는데, 바로 이 공포의 대상 티라노사우루스에서부터 랩터들은 모두 컴퓨터 그래픽이 아닌 모형에 사람이 들어가서 촬영한 실제 연기였거나 축소 모형 특수 촬영이었습니다. 



스티븐 스필버그는 이후 컴퓨터 그래픽 기술이 훨씬 진일보한 1997년도와 2001년도의 '쥬라기 공원' 속2편과 3편에서도 공룡과 사람이 대적하는 장면에서 컴퓨터 그래픽이 아닌 모형 촬영을 고수했는데, 이유는 지금과 같은 모션 센서 기법을 사용하지 않는 이상 사람이 직접 모형에 들어가서 연기를 하는 것이 당시로서는 가장 자연스럽고 리얼한 영상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 스티븐 스필버그 '쥬라기 공원' 촬영 특수 효과


그와 같은 아날로그 특수 효과를 구현하는 지난한 과정에서 스티븐 스필버그는 다수의 특허를 출원했다고 합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지난 1997년 8월 21일 미국 특허청에 특허 등록번호 401951로 출원한 돌리 트랙 스위치와, 지난 2000년 특허 등록번호 512910으로 출원한 일종의 디지털 도큐먼트 협업 시스템입니다. 


전자의 경우 '죠스'와 같은 실외 레일 촬영 현장에서 다이내믹한 움직임을 요하는 카메라 워크를 효율적으로 가능케하는 촬영용 도구였고, 후자의 경우에는 일종의 지금 시점으로 보면 여러 사람들이 하나의 문서를 인터넷으로 공동 작업이 가능하게 하는 구글 문서 도구와 같은 시스템이었습니다. 


스티븐 스필버그가 특허 출원한 후자의 디지털 도큐먼트 협업 시스템은 촬영 현장이나 영화 제작 과정에서 다양한 장소에 있는 사람들이 오디오 장치의 인풋과 아웃풋을 통해 하나의 문서에 자유롭게 접근해서 의견을 취합하는 시스템이라고 하는데요. 정확한 그림은 그려지지 않지만, 지금처럼 인터넷이 활성화되지 않았던 촬영 현장에서 통합적인 현장 시스템 운용에 어려움을 겪었던 스티븐 스필버그의 고민이 담겨있지 않았나 싶은 발명품이지 싶습니다.


▲ 스티븐 스필버그 특허번호 401951 (오른쪽 위), 특허번호 512910 (오른쪽 아래)



 3  제임스 카메론

2012년 3월 26일, 태평양의 마리아나 해구에 위치한 10,900미터 이상의 깊이의 지구에서 가장 깊은 바닷속인 챌린지 딥을 홀로 심해 잠수정을 타고 3시간 가까이 탐험한 인물이 있었습니다. 인류 역사상 최초로 챌린지 딥을 단독으로 탐사한 이 인물은 바로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었습니다. 인류 역사상 달 표면을 걸었던 사람은 이제까지 모두 12명이었지만, 챌린지 딥까지 내려갔다 온 사람은 단 3명뿐인데 그 중 한 명이 바로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었던 것이죠. 



2009년 영화 '타이타닉'을 제작하면서 바닷속 세계에 지대한 관심을 지니게 된 제임스 카메론은 이후 수차례의 직접 심해 탐험을 통해 '비스마르크호의 비밀', '심해의 영혼들'과 같은 해저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 또 한 편으로는 미국 항공 우주국의 화성 탐사 기획서를 읽은 뒤 문제점을 찾아내서 직접 새로운 화성 탐사선을 디자인해서 NASA 과학자들을 놀래키는 등 한동안 과학 탐험가로서의 삶을 적극적으로 살았던 적이 있습니다.


▲ 나사 화성 탐사선 자문위원으로 초빙된 제임스 카메론 (오른쪽 위)


과학 탐험가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사소한(?) 성과 중의 하나가 바로 바닷속에서 사용할 수 있는 일인용 수중 추진장치에 대한 특허 출원이었습니다. 


지난 1989년 영화 '심연' 촬영 당시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고안해서, 1991년 미국 특허청 특허 등록번호 4996938로 특허 출원한 일인용 수중 추진장치는 '심연'을 포함해서, '타이타닉', '에이리언 오브 더 딥' 등의 심해를 주제로 한 영화에서 촬영 편의성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했다고 합니다. 


오는 2020년을 시작으로 총 4편의 작품이 개봉 예정인 '아바타' 시리즈가 바다를 주요 배경으로 하는 것은 이런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바다에 대한 애착과 도전 욕구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 특허 번호 4996938, 제임스 카메론의 심해 속 일인용 수중 추진장치 (오른쪽 아래)



 4  조지 루카스

할리우드 영화감독들 중 가장 많은 자산을 보유한 인물은 바로 조지 루카스입니다. 51억 달러 (한화 약 5조 7,094억)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는데요. 


조지 루카스의 이런 어마어마한 자산 수익은 여섯 편의 '스타워즈' 영화의 전 세계 흥행 수익에 따른 분배 수익도 컸지만, 지난 2012년 자신이 세운 영화 제작사인 루카스 필름을 디즈니에 넘기면서 40억 500만 달러 (한화 약 4조 4,835억)을 현금과 디즈니 주식으로 반반씩 받아 재산에 보탠 것이 결정적이었죠.


▲ 지난 2012년 디즈니에 매각된 루카스 필름


하지만 조지 루카스는 디즈니에 루카스 필름을 매각할 당시 '스타워즈' 관련 권한을 넘기지 않은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지난 1982년 미국 특허청에 등록했던 R2D2, AT-AT 워커, 요다, C3PO, X-Wing, 밀레니엄 팔콘 등등의 다량의 '스타워즈' 관련 오리지널 액션피겨 디자인 프린트 특허였습니다. 


이 말인즉, 그간 20억 달러 (한화 약 22조 3,900억)에 달했고, 향후에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스타워즈 머천다이즈 상품과 비디오 게임 등의 판매액은 디즈니가 가져가지만, 단 하나, '스타워즈' 오리지널 액션피겨 디자인 리프린트 상품의 경우에는 계속해서 조지 루카스에게 로열티가 지불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쉽게 말하면, 한 영화팬이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의 영화 포스터를 방에 걸면 디즈니가 모든 수익금을 가져가지만, 좀 더 클래식한 빈티지 '스타워즈' 밀레니엄 팔콘 오리지널 디자인 리프린트 포스터를 걸면, 평생 특허권을 보유하고 있는 조지 루카스에게 일정 금액이 로열티로 지불이 된다는 것이죠. 정말 탄탄하게 재테크를 잘 해 놓은 조지 루카스에요.  


▲ 예컨데, 이런 스타워즈 액자는 조지 루카스에게 로열티가 지불된다는 사실!



 5  제이미 리 커티스

제이미 리 커티스는 여러 면모로 유명세를 떨친 배우입니다. 우선 공포 영화 '할로윈' 시리즈에서의 전설적인 스크림 퀸으로 제일 유명하고,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영화 '싸이코'의 그 유명한 샤워 신에서 노먼 베이츠에게 살해당하는 배우 자넷 리의 딸로도 유명하며,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트루 라이즈'에서 아놀드 슈왈제네거의 어리버리 부인 역을 맡아 펼쳤던 코믹 탱고춤으로도 유명하며, 거기에 제이미 리 커티스는 육아와 아이들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보이는 할리우드 대표 엄마 배우로도 유명합니다.



제이미 리 커티스는 지난 1984년 영화감독 크리스토퍼 게스트와의 결혼 생활에서 애니와 토마스라는 이름의 딸과 아들 하나씩 두 명의 자녀를 입양하며 엄마가 된 이후, 1993년부터 최근까지 10여 권이 넘는 아동 서적을 미국 유명 출판사 하퍼 콜린스에서 출간한 아동 서적 작가이고, 지난 2011년부터는 로스앤젤레스 아동 병원의 가장 적극적인 자원봉사자로도 활동 중입니다. 그런 제이미 리 커티스의 아이들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생각해 보면, 그녀가 깜찍한 아이디어의 편의성이 높은 이색 기저귀에 대한 특허 소유자라는 점 역시 이해가 가지 않을 법도 없겠는데요.


지난 1987년 제이미 리 커티스는 입양 딸 애니를 키우면서 실과 바늘처럼 매번 같이 사용해야만 하는 기저귀와 물수건을 일원화시키는 방법에 대한 고민을 합니다. 아이는 울고 있는데 기저귀 가지러 가랴 물티슈 찾으랴 너무 소모적이지 않냐는 생각이었고, 그 결과 제이미 리 커티스는 기저귀에 방수 주머니를 달아 물티슈를 보관할 수 있는 제품을 착안하게 됩니다. 매번 따로 물티슈를 챙길 필요 없이 기저귀에서 바로 물티슈를 꺼내서 아이를 닦은 후에 새 기저귀를 착용시키는 방식이었죠.


▲ 미국 특허청 특허 등록 번호 4,753,647 물티슈 일체형 일회용 기저귀


제이미 리 커티스는 지난 1987년 자신의 물티슈 일체형 기저귀를 미국 특허청에 특허 번호 4753647에 정식 특허 출원하게 되는데요. 제이미 리 커티스의 특허에 관심을 보인 미국 유명 기저귀 회사에서 상품화를 위한 특허 양도성 구매를 제안하지만 이 제안을 단칼에 거절합니다. 돈 대신 한 번 쓰고 버려도 환경에 무해한 완전 생분해성 물티슈 일체형 일회용 기저귀 제품을 만들어 출시해주면 특허를 무상 양도하겠다는 것이 거절의 이유였죠.



비록 제이미 리 커티스의 특허는 지난 2007년 기간이 만료가 되었지만, 불굴의 스크림 퀸 제이미 리 커티스는 거기에서 멈추지 않고, 지난 2016년 첫 번째 특허를 더욱 발전시킨 두 번째 물티슈 일체형 일회용 기저귀를 특허 번호 9827151로 재차 미국 특허청에 특허 출원을 하게 됩니다. 


두 번째 특허는 2036년까지 유효하다고 하니, 친환경적인 완전 생분해성 물티슈 일체형 일회용 기저귀의 출시라는 원대한 꿈의 실현을 위한 제이미 리 커티스의 도전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것이죠. 세상을 이롭게 하기 위한 멋진 엄마 제이미 리 커티스의 불굴의 도전을 응원합니다. 파이팅!!


 딸 애니 (왼쪽), 두 번째 물티슈 일체형 일회용 기저귀 특허 (오른쪽 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