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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할리우드 스타 특집

할리우드 그랜드 슬램! 에미, 그래미, 아카데미, 토니상을 모두 수상한 전설들

할리우드를 쇼 비즈니스에는 이른바 'EGOT 클럽'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텔레비전과 관련된 분야의 최고 권위의 상인 '에미상(Emmy)', 음악과 관련된 '그래미(Grammy)', 영화 분야 최고 권위의 시상식인 아카데미의 애칭인 '오스카(Oscar)', 그리고 연극, 뮤지컬 등의 극예술에 관련된 분야에 주어지는 상인 '토니(Tony)'의 머리글자를 따서 'EGOT'라고 부르며, 이 네 개의 상을 모두 수상한, 이른바 할리우드 그랜드 슬램을 달성자들을 'EGOT 클럽' 멤버들이라고 부릅니다. 


미국 역사상 현재까지 단 15명 밖에 없는, 에미상과 그래미상, 아카데미와 토니상을 모두 수상한 할리우드의 전설들을 한 자리에 모았습니다. 어떤 전설들이 이름을 올리고 있는지 함께 보실게요. (순서는 달성년도 순입니다!)



 1  리처드 로저스

'왕과 나', '사운드 오브 뮤직' 등의 OST로 유명한 미국 태생의 작곡가 리처드 로저스는 1979년 77세의 나이에 암투병으로 사망하기 전까지 900곡에 이르는 노래와 43편의 브로드웨이 뮤지컬에 참여한 20세기 미국 음악계의 가장 빛나는 작곡가 중 한 명입니다. 


1945년 '어느 박람회장에서 생긴 일'의 삽입곡인 'It Might As Well Be Spring'으로 아카데미 주제가상을 수상한 이후 윈스턴 처칠 다큐멘터리로 에미상, '사운드 오브 뮤직'으로 그래미상, 브로드웨이 뮤지컬 '남태평양'으로 그래미상을 수상하며 미국 최초로 'EGOT 클럽'에 가입하게 됩니다. 


아울러 리처드 로저스는 자신에게 토니상을 안겨주었던 뮤지컬 '남태평양'으로 1950년에 퓰리처상까지 수상하며, 미국 역사상 단 두 명밖에 없는 에미, 그래미, 아카데미, 토니, 퓰리처상을 모두 수상한 전설 중의 전설이 됩니다. (참고로 퓰리처상은 뉴스, 보도사진 등의 언론 분야 수상자와 문학 분야 수상자가 유명해서 그렇지, 그드라마, 음악 분야 등에서도 총 7개 부문 수상자를 뽑는 시상식이기도 합니다.)



 2  헬렌 헤이즈

5살 때 아역 배우로 시작해서 80년 동안 할리우드에서 배우 생활을 했던 미국의 여배우 헬렌 헤이즈는 1932년 영화 '마델론의 비극'으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이후, 1947년 뮤지컬 '해피 버스데이'로 토니상을 받았고, 1953년과 1976년과 에미상과 그래미상을 추가 수상하며 여성 최초로 EGOT 클럽에 가입하는 인물이 됩니다. 



 3  리타 모레노

나탈리 우드 주연의 뮤지컬 영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에서 애니타 역으로 1961년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배우 리타 모레노는, 1975년에 뮤지컬 '리츠'로 토니상을, 1970년에 '더 일렉트릭 컴패니'로 그래미상을, 1977년 인형극 '머펫대소동'에 특별출연하며 에미상을 받아 미국 역사상 세 번째로 EGOT 클럽에 가입하게 됩니다. 


아울러 리타 모레노는 잉그리드 버그만, 제레미 아이언즈, 알 파치노, 헬렌 미렌, 제시카 랭 등의 배우들과 함께 아카데미상과 에미상, 토니상을 모두 받은, 이른바 할리우드 연기 분야의 트리클 크라운을 달성한 23명의 배우들 중 한 명이기도 합니다. 



 4  존 길구드

영국 출신의 배우 존 길구드는 무려 여든 일곱 살의 나이에 EGOT 클럽에 가입을 했습니다. 1948년 '비잉 어니스트'로 토니상을 수상한 이후, 1979년 그래미상을, 1981년에 '미스터 아더'에서의 연기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받고, 96세의 나이로 사망하기 9년 전인 1991년에 '썸머스 리스'로 에미상 드라마 부문 남우주연상을 받아 대업적을 달성합니다. 많은 상을 받지는 못했지만 꼭 필요한 상을 적재적소에 끈질기게 수상한 배우라고 할 수 있겠네요.



 5  오드리 헵번

많은 사람들이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미녀 배우이자, 독보적인 스타일로 패션을 선도했던 20세기 대중문화의 아이콘, 혹은 은퇴 이후에도 아름다운 선행을 펼친 인간 천사로 오드리 헵번을 기억하지만, 오드리 헵번 역시 숱한 할리우드 레전드 이름들과 함께 에미, 그래미, 아카데미, 그리고 토니상을 모두 수상한 할리우드 엔터테인먼트 그랜드 슬램이라는 업적을 일군 인물이기도 합니다. 


가장 먼저 신호탄을 쏘아 올린 것은 아카데미였습니다. 오드리 헵번은 1953년 할리우드 데뷔작인 '로마의 휴일'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게 되는데요. 여기에도 재미난 에피소드가 있어요. 영화가 완성되고 난 후 포스터 시안이 나왔는데, 주연 배우 그레고리 펙이 자기 이름만 크게 강조된 포스터를 보고, 오드리 헵번이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탈 게 분명한데 이런 포스터가 나가면 내가 뭐가 되겠느냐며 파라마운트에 요청했다고 합니다.


'로마의 휴일'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오드리 헵번은 그로부터 겨우 몇 주 후 연극 '온딘'으로 토니상을 손에 쥐었고, 1994년에는 '오드리 햅번의 마법 이야기'라는 어린이들을 위한 낭독 앨범으로 그래미상을 수상했고, 1993년 오드리 헵번 사후 방영된 '오드리 헵번과 함께 하는 세계의 정원'이라는 PBS 다큐멘터리로 에미상을 수상하게 됩니다. 



 6  마빈 햄리시

작곡가 마빈 헴리시는 리처드 로저스와 함께 전 세계에서 단 두 명밖에 없는 에미, 그래미, 아카데미, 토니, 그리고 퓰리처상까지 수상한 'PEGOT 클럽' 가입자입니다. 


마빈 헴리시는 1974년 제74회 아카데미상에서 조지 로이 힐 감독의 '스팅'과 시드니 폴락 감독의 영화 '추억' 두 편의 영화 음악을 맡아 주제가상, 음악상, 음악편집상까지 오스카 트로피 3개를 한꺼번에 들어올렸고, 1년 후 다시 '추억'으로 그래미상과 브로드웨이 뮤지컬 '코러스 라인'으로 토니상과 퓰리처상을, 마지막으로 1994년에 노래 잘 하는 배우 바바라 스트트레이샌드의 콘서트 투어에 참여해서 에미상을 수상하며 PEGOT 클럽 가입을 완성하게 됩니다. 



 7  조나단 터닉

미국 뉴욕 태생의 작곡가이자 지휘자인 조나단 터닉은 1978년 엘리자베스 테일러 주연의 영화 '리틀 나이트 뮤직'으로 아카데미 음악 편집상을 받은 이후, 1982년 '나이트 오브 100 스타'로 에미상 최우수 음악 감독상, 1988년 '노 원 이즈 얼론'으로 그래미상을, 마지막으로 1997년에 뮤지컬 '타이타닉'으로 토니상 시상식에서 최우수 오케스트라상을 수상하게 됩니다. 



 8  멜 브룩스

미국 출신의 감독 겸 배우 멜 브룩스는 다방면에서 활동하며 EGOT 클럽에 가입한 다빈치적인 인물입니다. 1967년에 감독과 각본을 맡은 대표작 '프로듀서'로 아카데미 각본상을 수상했으며, 동명의 영화를 뮤지컬로 옮긴 2001년 뮤지컬 '프로듀서'로 세 개의 토니상을, 이듬해에도 '프로듀서' 앨범으로 그래미상을, 마지막으로 헬렌 헌트 주연의 인기 시트콤 '결혼 이야기' 출연으로 1997년부터 1999년까지 3년 연속 에미상을 수상했습니다. 



 9  마이크 니콜스

배우들의 감독이라고 불리는 마이크 니콜스는 배우들에게서 최고의 연기를 뽑아내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고전이 된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하랴'에서부터 '워킹걸', '남아있는 나날', '클로저' 등 주옥같은 작품을 선보였고, 더스틴 호프만 주연의 1967년 작 '졸업'으로는 골든 글로브와 아카데미 감독상을 동시 수상하기도 했던 명감독입니다. 


아울러 마이크 니콜스는 1961년 그래미상에서 베스트 코미디 퍼포먼스 상을 수상한 이래, 1977년에 뮤지컬 '애니'로 베스트 뮤지컬 상을 수상한 것을 포함 총 네 차례의 토니상을 받았으며, 2004년에는 HBO 명작 미니시리즈 '엔젤스 인 아메리카'의 총괄 제작자 및 연출가로 에미상 역시 다수 수상한 할리우드의 명감독입니다. 



 10  우피 골드버그

미국의 배우이자 토크쇼 호스트인 우피 골드버그는 1985년 영화 '컬러 퍼플'로 데뷔한 이후 1990년 '사랑과 영혼'에서의 영매 오다 매 브라운 역으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과 골든 글로브를 수상했고, 1998년부터 2002년까지 게임쇼 '할리우드 스퀘어즈', 토크쇼 '더 뷰' 등의 진행자를 맡아 활약하며 2009년 에미상 수상에 성공했습니다.


그 외 브로드웨이와 음악 비즈니스에서도 성공을 거둔 우피 골드버그는 배우로 데뷔했던 1985년에 이미 그래미에서 베스트 코미디 녹음상을 수상했고, 2002년에는 브로드웨이 뮤지컬 '모던 밀리'의 제작자로 토니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단 하나 에미상을 받았던 '더 뷰'가 프라임타임 에미상이 아닌 다소 마이너 분야로 취급되는 데이 타임 에미상 수상이었다는 것이 우피 골드버그의 EGOT 클럽의 옥에 티라고 할 수 있겠네요.



 11  스콧 루딘

스콧 루딘은 영화 제작자로서 EGOT 클럽에 가입한 최초의 멤버입니다. 1984년 미니시리즈 '리틀 글로리아'로 처음 프라임 타임 에미상을 수상한 이래, 2008년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의 제작자로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했으며, 2012년에는 브로드웨이 뮤지컬 '몰몬의 책'으로 토니상과 그래미상을 수상하며 EGOT 클럽 가입 영예를 완성하죠. 


불과 29살의 나이에 파라마운트 픽처스 프로덕션 사장에 올라 '아담스 패밀리', '야망의 함정', '트루먼 쇼', '슬리피 할로우', '쥬랜더', '디 아워스' 등의 작품을 흥행시키고, 파라마운트를 떠난 2004년 이후에도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레볼루셔너리 로드', '소셜 네트워크', '머니볼', '캡틴 필립스', '스티브 잡스', '펜스', '개들의 섬' 등의 제작자로 활동중인 현존하는 할리우드 최고 제작자 중의 한 명입니다. 스콧 루딘이 제작한 작품은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로 무려 아홉 차례나 올라, 스티븐 스필버그에 이어 이 분야 2위를 기록중입니다.



 12  로버트 로페즈

2014년과 2018년 애니메이션 '겨울왕국' 삽입곡 'Let It Go'와 픽사의 걸작 '코코'의 'Remember Me'로 아카데미 주제가상을 수상한 로버트 로페즈는 역시 '겨울왕국'의 'Let It Go'로 두 차례의 그래미상을, 스콧 루딘과 함께 한 뮤지컬 '몰몬의 책'으로 2011년 토니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단, 로버트 로페즈는 우피 골드버그와 마찬가지로 에미상 분야에서 프라임 타임 에미상이 아닌 데이 타임 에미상에서의 수상으로 EGOT 클럽 가입이라는 점에서 한 끗 처지는 할리우드 그랜드 슬램 달성자였다고도 할 수 있겠네요. 아내이자 직업적 동반자인 크리스틴 앤더슨과의 공동 작업으로도 유명한 인물입니다.



 13  존 레전드

가수이자 프로듀서인 존 레전드는 모두 그래미상 10회 수상을 포함 모두 13개의 에미, 그래미, 아카데미, 토니상 트로피를 들어올렸습니다. 


지난 2006년부터 2016년까지 총 10회에 걸쳐 그래미상을 수상한 것을 포함, 2015년에 영화 '셀마'의 수록곡 'Glory'로 아카데미 주제가상, 2017년 연극 '지트니'로 베스트 리바이벌 연극 분야 토니상, 2018년에 미국 NBC의 인기 프로그램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라이브 인 콘서트'로 에미상을 수상하며 EGOT 클럽 가입 기록 달성에 성공했습니다. 흑인으로서는 우피 골드버그에 이어 두 번째, 흑인 남성으로서는 처음으로 EGOT 클럽에 가입한 인물이기도 합니다.



 14  앤드류 로이드 웨버

존 레전드가 할리우드 쇼 비즈니스 그랜드 슬램 기록 달성에 10년이 조금 넘는 기간이 걸렸다면, 브로드웨이 뮤지컬 사상 최장기 공연 기록의 전설적인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의 작곡가 앤드류 로이드 웨버는 동일 기록 달성에 40년 가까운 시간을 보내야 했습니다. 


1980년 그래미 시상식에서 '에비타'로 베스트 캐스트 쇼 앨범상을 수상한 이후 앤드류 로이드 웨버는 '캣츠', '레퀴엠' 등으로 두 번의 그래미상을 추가했고, 토니상 분야에서도 1980년부터 1995년까지 '캣츠', '오페라의 유령' 등의 작품으로 모두 여섯 차례 수상에 성공합니다. 


이후 알란 파커 감독이 마돈나와 안토니오 반데라스를 주연으로 동명의 뮤지컬을 영화로 옮긴 '에비타'로 1997년 아카데미 주제가상을 받았고, 마지막으로 2018년 존 레전드와 마찬가지로 NBC의 인기 프로그램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라이브 인 콘서트'로 에미상을 수상하며 기록 달성에 성공하게 됩니다. 



 15  팀 라이스

팀 라이스와 앤드류 로이드 웨버는 17살의 나이였던 1965년부터 절친 관계로 시작, 록 오페라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에비타'까지 작사가와 작곡가로 황금 콤비를 이룬 인물입니다. 


1997년 앤드류 로이드 웨버와 함께 영화 '에비타'로 아카데미 주제가상을 공동 수상한 것을 포함해서, '알라딘', '라이온 킹', '아이다',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라이브 인 콘서트' 등의 작품 활동으로 아카데미, 에미, 그래미, 토니상을 모두 수상하며 가장 최근 EGOT 클럽 가입자로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팀 라이스는 '미녀와 야수', '알라딘'이라는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뮤지컬로 번안하는 과정에서 디즈니와 인연을 맺었다가, 원래 이 작품의 작사가 하워드 애쉬먼이 에이즈로 작업 도중 사망하자 긴급하게 팀 라이스가 대타로 디즈니 작사가로 투입되어, 그 때부터 디즈니 대표 작사가로 활동하게 되었으며, 그 외에도 엘튼 존과의 '라이온 킹'과 '아이다' 뮤지컬 듀오로도 유명한 가족 뮤지컬의 대표 작사가로 명성을 날리고 있는 인물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