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할리우드 스타 특집

배역에 빠져도 너무 빠진 광기와 집착의 할리우드 스타들

'메소드 연기 (method acting)'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배우가 자신이 연기할 배역의 생활과 감정을 직접 경험해서 몰입도를 높이는 연기법을 뜻하는 말인데, 연기하려면 그 정도는 기본 아니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 메소드 연기에 너무 집중해도 문제입니다.


자신이 맡은 배역에 빠져도 너무 빠져서 정신이 오락가락, 몸까지 상하고 저러다 잘못되기라도 하면 어떨까 싶을 정도로 걱정스러운,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는 메소드 연기의 정점을 찍은 할리우드 배우들을 모아보았습니다. 프로페셔널의 수준을 넘어 광기에 가까울 정도로 자기 배역에 빠졌던 할리우드 스타들의 면면을 살펴봅니다!       



 1  다니엘 데이 루이스

다니엘 데이 루이스는 할리우드에서 일하는 배우들 중 메소드 기술을 아마도 가장 철저하게 고수하는 것으로 유명한 배우라고 할 만합니다. 한번 촬영에 들어갔다 싶으면 촬영장에서나 바깥에서나 배역을 벗어나기를 거부하는 배우입니다. 


2012년 작 '링컨'을 찍는 동안에 다니엘 데이 루이스는 일상 생활에서도 서명을 할 때마다 에이브러햄의 이니셜  'A'를 사용했으며, 링컨의 삶에 관한 책을 100권도 더 넘게 읽었다고 합니다. 그 결과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링컨 역으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시상했으니 결과는 물론 더할 나위 없었죠. 


또한 다니엘 데이 루이스에게 첫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안겨준 '나의 왼발'을 연기하는 동안에는 촬영장에 있을 때면 절대 휠체어에서 벗어나지 않는 바람에 스탭들이 다니엘 데이 루이스가 앉아 있는 휠체어를 들어올려 매번 장애물을 넘어다니며 낑낑대야 했으며, 뇌성마비 환자로 왼발만을 겨우 움직일 수 있는 배역이라며 촬영장에서 직접 밥을 먹는 것도 거부해서 일일이 스태프들이 밥을 떠먹여줘야 했다고도 하네요.



 2  자레드 레토

미친(?) 연기 하면 자레드 레토도 빼놓을 수 없죠. 기행과 광기의 조커에 몰입하느라 '수어사이드 스쿼드' 촬영 당시 할리 퀸 역의 배우 마고 로비에게 살아있는 쥐를 검은 상자에 담아 보내기를 하지 않나, 2000년 영화 '레퀴엠'에서 안 그래도 마른 체격에서 헤로인 중독자인 해리 골드파브 역을 연기하려고 13킬로그램을 뺐고, 2007년에는 '챕터 27'에서 존 레논을 죽인 마크 데이빗 채프먼을 연기하느라 27킬로그램을 찌우느라 통풍까지 걸렸고, 2013년에는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에서 HIV 양성인 트랜스젠더 여자를 연기하려고 원래 몸무게에서 18킬로그램을 뺀 52킬로그램이 되기도 했을 정도였답니다. 


아울러 2017년 영화 '블레이드 러너 2049'에서는 눈이 보이지 않는 니안더 월레스 역을 위해 촬영 때는 물론이고 휴식을 취할 때도 불투명한 콘택트 렌즈를 끼고 실제로 눈이 보이지 않는 생활을 계속했다고 합니다. 스태프들이 일일히 자레드 레토의 손을 잡고 길을 인도하며 걸어야 했다네요. 감독 드니 빌뇌브는 그런 자레드 레토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 불필요한 그냥 미친 짓이라고 웃으며 일축했다고 하네요.



 3  힐러리 스웽크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은 '밀리언 달러 베이비'의 매기 피츠제럴드 역에 힐러리 스웽크가 딱 제격이었다고 생각했습니다. 단 한가지, 체격을 좀 더 벌크업으로 키운다는 전제하에서만요. 


감독의 믿음에 부응하기 위해 힐러리 스웽크는 권투 기술을 습득하는 것 이외에도 하루에 다섯 시간씩 강도높은 운동을 해서 결국 7kg의 근육을 늘렸다고 합니다. (여자가 이 정도 근육량을 늘린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운동을 해 보신 분들은 모두 아실 것입니다.)



그러나 너무도 심한 운동 탓에 생긴 발의 물집으로 인해 힐러리 스웽크는 포도상구균에 감염이 되었고, 그 정도가 너무 심해 3주간 입원 치료를 해야 했지만, 하지만 힐러리 스웽크는 출연이 무산될까봐 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나 제작진에게 이 사실을 숨기고 통원 치료와 약물로 버티며 촬영에 임했다고 합니다. 


결국 힐러리 스웽크는 이 작품으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과 골든 글로브 여우주연상을 손에 쥐게 됩니다만, 천만다행인게, 힐러리 스웽크의 이 정도 감염이면 죽을 수도 있었던 치명적인 상처였다고 합니다. 



 4  샤이아 라보프

샤이아 라보프는 진짜 미친놈입니다. 오리지널 '트랜스포머' 트릴로지의 주인공에서부터 스티븐 스필버그가 선택한 차세대 인디아나 존스로 '인디아나 존스: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에 출연할 때만 해도 샤이아 라보프는 할리우드 최고 남자 배우로 대성할 줄 여겨졌지만, 이제는 각종 변덕스러운 행동 때문에 괴짜 배우 이상도 이하도 아니게 되었죠.


런던의 한 펍에서 만취해서 한 남자에게 박치기를 한 죄로 체포되는가 하면, 맥도널드 햄버거를 훔쳤다고 노숙자를 쫓아가서 쥐어 패는 일도 있었고, 영화 '님포매니악' 때는 배역을 따내려고 성기 사진과 성관계 영상을 보내기도 했고, 시사회 때는 "난 이제 유명하지 않아"라고 씌어진 종이봉투를 머리에 뒤집어쓰고 나타나는 상 꼴통 모습을 보이기까지 했으니까요.


그런 샤이아 라보프의 이해하기 힘든 모습은 연기에서도 그대로 투사됩니다. 2013년 영화 '찰리 컨트리맨'을 촬영하면서는 마약 중독자를 연기하기 위해 촬영 중에 몰래 이전까지 단 한번도 해보지 않았던 마약을 실제로 복용했다고 하며, 2014년 영화 '퓨리'에서는 볼에 있는 상처를 위해 진짜 칼로 자신의 얼굴을 그었고, 치과에 가서 생니를 뽑는가 하면, 전쟁터의 스멜을 유지한답시고 촬영 기간 대부분 동안 샤워를 하지 않아 결국 샤이아 라보프는 다른 배우들과 떨어져서 따로 취침과 식사를 해야 했다고 합니다. 



 5  빌리 밥 쏜튼

'마릴린 먼로와 함께 한 일주일'에서 미셸 윌리엄스는 마릴린 먼로의 트레이드 마크인 엉덩이를 흔들며 걷는 걸음걸이를 위해 무릎을 묶어놓고 연기를 했다고 하는데, 그런 노력은 빌리 밥 쏜튼이 '슬링 블레이드'에서 선척적으로 정신장애를 안고 태어난 어색한 걸음걸이의 주인공 칼을 연기하기 위해 했던 짓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빌리 밥 쏜튼은 '슬링 블레이드'에서 칼의 어색한 걸음걸이를 위해 일부러 깨진 유리를 신발 속에 넣고 촬영에 임했다고 합니다. 그것도 모든 장면에서 전부 다요.


물론 이 영화가 빌리 밥 쏜튼이 주연 뿐만 아니라 감독과 각색까지 겸하는 아주 중요한 작품이긴 했어도 너무 나가지 않았나 싶었을 정도였지만, 그나마 위로가 되는 것은, 이 영화로 인해 빌리 밥 쏜튼은 연기자로서 뿐만 아니라 감독으로서도 능력을 인정받게 되었으며, 결국 아카데미상에서 각색상을 수상하게 되었다는 것이네요. 



 6  짐 캐리

코미디언 앤디 카우프먼의 생을 그린 1999년 영화 '맨 온 더 문'의 촬영장에서 짐 캐리는 배역 밖으로 나오기를 완강히 거부했습니다. 동료배우들과 스탭들이 앤디나 토니라고만 불러야 응답하는 바람에 촬영에 지장을 준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배역에 너무도 빠진 나머지 카우프먼 특유의 버릇과 몸짓이 몸에 배게 될 정도였다는데요. 결과적으로 짐 캐리는 골든 글로브를 손에 넣기는 했지만, 전체적으로 영화에 대한 반응은 신통치 않았기에 배역에 너무 진을 뺀 것은 아닌지도 모르겠네요.



 7  스티븐 스필버그

이번에는 배우가 아닌 감독이 메소드 연기를 위해 계략을 꾸민 경우입니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라이언 일병 구하기'는 미국 행정부의 전시 행정 능력을 미화하기 위해 라이언 일병을 구하러 적진에 들어가는 여덟 명의 특수 부대원들이 과연 라이언 일병 한 명의 생명이 그들 여덟 명의 생명보다 가치가 있는지를 혼란스러워하는 장면이 주된 포인트입니다. 


그런 이유 때문에 스필버그 감독은 여덟 명의 배우들이 진심으로 라이언 일병을 향해 분한 마음을 지니게 하기 위해 모종의 장치를 마련합니다. '라이언 일병 구하기' 출연 배우들은 촬영에 들어가기에 앞서 군인으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 열흘간 트레이닝 캠프에 들어가야 했고, 퇴역 해병 출신 트레이너가 오로지 배우들을 극중 이름으로 부르며 혹독하게 굴리는 트레이닝 캠프는 정말 지독한 수준이었다고 합니다. 


근데 영화의 전반부에 맷 데이먼이 나오지 않는다는 이유로 맷 데이번은 이 혹독한 트레이닝 훈련에서도 제외되었는데, 사실 이게 여덟 명의 배우들이 맷 데이먼과 라이언 일병 캐릭터에 대해 진심으로 분한 마음을 갖도록 하려는 스필버그의 계산이었다고 합니다. 진심으로 분해하는 메소드 연기를 끌어내기 위해 스필버그 감독이 계략을 짠 것이죠.



 8  히스 레저

히스 레저가 '다크 나이트'에 쏟아 부은 걸 생각하면 조커 역할로 엄청난 찬사와 더불어 사후 오스카를 받았던 게 뭐 놀라울 일이랴 싶네요. 그는 한 달 동안 자기 아파트 바깥으로 한 발짝도 나가지 않으면서 고립을 자처하며 역할을 위한 편집증을 키워갔고, 종내는 불면증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밤에 두 시간도 못 자는 날도 있었습니다.


또한 히스 레저는 조커가 되어 광기에 찬 문구를 휘갈겨 넣은 캐릭터 일기를 계속 썼습니다. 그리고 연기 경력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주었던 조커 캐릭터를 연기하느라 수면제에 빠지게 되고, 그 결과 과다복용에 따른 비극적인 죽음에 이르렀다는 것이 많은 사람들의 추측하는 히스 레저의 사망 원인이기도 합니다.



 9  로버트 드니로

메소드 연기 하면 또 로버트 드니로를 절대 빼먹을 수 없죠. 최고의 연기를 뽑아내기 위해 물불 가리지 않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배우가 로버트 드니로입니다. 자기뿐만 아니라 다른 배우들한테도 마찬가지 수단을 사용하는데, 영화에서 화난 장면 연기를 위해 촬영장에서 다른 배우들을 모욕하는 일까지 서슴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는 저 유명한 '택시 드라이버'에서 택시 기사의 마음과 고립감을 표현하기 위해 한 달간 12시간 교대의 택시 기사 일을 직접 경험하기도 했습니다. '케이프 피어'의 무시무시하고 곪아터진 악역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치과에 가서 500만 원을 들여 일부러 이빨을 뽑아 거친 치아를 만들었고, 영화 촬영이 끝난 후 2,000만 원을 들여 다시 원상복구를 시켰다고도 합니다. 



 10  크리스찬 베일

할리우드 배우가 입금되면 다하는 거지, 고무줄 몸무게가 뭐 대수냐 싶겠지만 크리스천 베일에 오면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습니다. 


2004년 영화 '머시니스트'를 촬영할 때는 극에 달했는데요. 고질적인 불면증에 시달리는 캐릭터를 연기하려고 무려 30킬로그램 가까이를 감량했던 겁니다. 그나마도 더 빼다가는 위험해질 수 있다는 의사의 권고를 듣고 감량을 중단해야만 했던 것이구요.


▲ 빼고 찌우고 빼고 찌우고를 10년 동안! ㅠㅠ


당시 크리스천 베일은 참치캔과 사과만 먹고 버티며 살을 뺐는데요. 그러고서는 '배트맨 비긴즈'의 우람한 브루스 웨인을 연기하느라 곧바로 살을 찌워야 했고, 그 다음 해에는 '레스큐 돈'을 찍느라 또 살을 빼고, '다크나이트'에서는 또 찌우고, '파이터'에서 또 빼고, '다크 나이트 라이즈'에서 또 찌우고를 반복하게 됩니다. 


정말이지 크리스천 베일은 21세기 들어 한 10년 간은 매년 20킬로그램은 그냥 기본으로 뺐다 찌웠다 하며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정말 살아있는게 신기할 정도로 미쳐도 이렇게 미치기는 힘들지 않을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