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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슈퍼히어로 특집

디즈니가 만드는 마블 드라마, 로키는 어떤 모습으로 등장할까?

디즈니가 론칭 예정인 스트리밍 서비스인 디즈니 플레이에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톰 히들스턴의 로키와 엘리자베스 올슨의 스칼렛 윗치가 출연하는 TV 시리즈를 만들 것이라는 발표가 있었죠.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이끄는 케빈 파이기가 직접 제작에 참여하며, 마블 영화 못지 않은 예산을 들인 작품이 될 것으로 보이는 이 시리즈는 그간 넷플릭스에서 선보인 '데어데블', '디펜더스'와 같은 마블 드라마와는 차원이 다른 본격 MCU 드라마로 탄생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데요. 


그렇다면 이 드라마에서 톰 히들스턴의 로키는 도대체 어떤 모습으로 등장할까요? 올해 4월 개봉한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를 보신 분들은 다들 같은 생각이듯 로키의 등장은 등장 그 자체만으로도 설명이 되어야 할 부분이 많기 때문인데요. 디즈니 플레이 로키 드라마에서 톰 히들스턴의 로키가 어떻게 등장가능할지 몇 가지 가능성을 검토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아래 내용에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  '토르: 천둥의 신' 이전 프리퀄 드라마

가장 먼저 디즈니의 로키 드라마는 프리퀄 드라마가 될 수 있습니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를 보신 분들은 모두 충격을 받았듯 초반 장면에서 로키는 타노스의 손에 비참한 죽음을 맞이합니다. 


또한 과거 로키가 몇 차례 가짜 죽음을 위장했다는 것을 의식한 듯 타노스의 입을 통해 "이번에는 살아나지 못 할 것이다"는 발언을 남겼고,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와 '어벤져스 4'의 감독인 조 루소, 앤소니 루소 형제 감독들 역시 이번에는 로키의 죽음이 진짜라는 말을 하며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 로키는 현재로서는 죽음을 맞이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에, TV 드라마와 영화의 유니버스를 일치시켜 구성할 것으로 발표된 디즈니 플레이 타임라인에서 로키가 등장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은 프리퀄 드라마입니다. 


다만, 문제는 어느 시기까지 과거의 로키를 그리느냐인데, 아마도 '토르: 천둥의 신'에서 그리 멀리 떨어져있지 않은 시기, 영화에서 언급되지 않았던 로키의 과거를 그리며, 도대체 왜 로키가 분노와 독기에 사로잡혀 타노스와의 거래를 통해 어벤져스를 분열시키고 지구를 침공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보다 설득력있는 근거를 제시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2  '토르: 천둥의 신'과 '토르: 라그나로크' 사이의 이야기

로키의 죽음이 진짜라면, 디즈니 플레이가 시도할 수 있는 로키의 등장은 프리퀄 드라마 이외에도 또 한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토르: 천둥의 신'과 '토르: 라그나로크' 사이의 로키의 이야기를 그리는 것입니다. 


이 경우 '토르: 천둥의 신'과 '토르: 다크 월드' 사이라기보다는 '토르: 다크 월드'와 '토르: 라그나로크' 사이 로키가 아스가르드의 군주로서 절대 권력을 행사하고 있었던 시기의 이야기가 등장한다면 다채로운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드라마적인 재미가 풍성해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3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로키는 죽지 않았다?!

디즈니가 만드는 로키 드라마가 프리퀄 드라마나 아스가르드 시절의 로키를 그리는 대신 또 하나의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합니다. 바로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서 로키가 실제로는 죽지 않았고, 이번에도 또 한 번 자신의 죽음을 위장했다는 전제 아래 로키의 현재 시점에서의 이야기를 그리는 것입니다. 2012년 '어벤져스'에서 필 콜슨 요원이 부활해서 ABC 드라마 '에이전트 오브 쉴드'로 이어진 것과 같은 방식인데요.


근데, 이 가능성에도 상당히 그럴듯한 이론이 존재합니다. 해외 마블 광팬이 제기했던 로키의 또 한 번의 가짜 죽음 위장 이론인데요. 원래 로키는 오른손잡이인데,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도입부에서 로키가 타노스의 목을 찌르려 할 때 왼손을 사용했다는 점에서 의문은 시작됩니다. 


▲ 타노스의 목을 왼손으로 노리는 로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를 다시 한 번 자세히 보시면, 로키가 토르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타노스에게 테서렉트를 바치며 타노스와 헐크의 싸움이 벌어지는 과정에서 로키에게 약간의 시간의 주어집니다. 


이후 토르가 다시 한 번 타노스 일당에게 붙잡히게 되고, 헤임달이 마지막 힘을 짜내 바이프로스트를 통해 헐크를 지구로 보낸 후 죽음을 맞이하고, 타노스가 인피니트 건틀렛에 스페이스 스톤을 장착하고 난 이후 로키가 다시 한 번 타노스 앞에 나타나 불멸의 충성을 맹세하겠다는 새로운 제안을 하는데요. 이 때 로키가 실제 로키가 아닌 환영이었다는 주장입니다. 타노스가 헐크와 싸우는 그 시간에 마법을 부렸고, 그래서 죽음을 맞이한 로키는 실제 로키가 아닌 환영이었다는 것이죠.



그 근거로 제시한 것이 바로 오른손잡이인 로키가 타노스를 단도로 찌를 때 왼손을 사용했다는 것입니다. '토르: 천둥의 신'에서부터 '어벤져스'를 거쳐 '토르: 라그나로크'까지 오른손잡이 로키는 모든 무기를 오른손으로 다뤘는데, 단 두 번의 예외, 바로 '토르: 다크 월드'에서 커스에 의해 죽음을 맞이하기 직전 단도를 쥐었던 손이 왼손이었고, 또 한 번이 타노스를 단도로 찌를 때입니다. 로키의 이미지가 환영, 다시 말해 미러 이미지라면 거울에 반사되는 이미지의 좌우가 바뀌어 보이듯 오른손잡이가 왼손잡이로 보였다는 것이고, '토르: 다크월드'에서 로키가 살아났던 방식도 그러했고,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이후에도 로키는 아직도 어딘가에 멀쩡하게 살아 있다는 주장입니다. 


▲ '토르: 다크 월드' 왼손으로 단도를 쥐고 있는 로키


물론 이 주장 역시 반박이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로키가 타노스에게 충성을 맹세하며 타노스의 목을 찌르려는 시기를 엿볼 때 타노스의 수하들이 로키의 오른쪽에 있었기 때문에 단도를 숨기기 위해 왼손을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는 반박이 그렇고, '토르: 라그나로크'에서 양손을 동일하게 사용했던 적이 있었다는 반박이 그렇습니다.



하지만 타노스와 헐크와의 대결 직전 로키가 타노스에게 테서렉트를 건네줄 때, 토르에게 자신을 믿으라는 말이나, 태양이 다시 우리를 비출 것이라는 대사가 단순히 "우리에겐 헐크가 있다"는 상황 이상의 더 큰 무엇인가를 암시하는 의미였다고도 해석이 가능한데요. 


▲ '토르: 라그나로크' 양손을 사용하는 로키


그래서 실제로 일부 팬들은 헤임달이 바이프로스트를 통해 지구로 보낸 것이 헐크가 아닌 헐크로 변한 로키였다는 주장을 하기도 합니다. 진짜 헐크는 헤임달이 전송하는 과정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했고, 그 결과 로키가 헐크로 둔갑한 상태이기 때문에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영화 내내 브루스 배너가 헐크로 변하지 못했던 것이라는 추정이죠. 



확실한 것은 2019년 '어벤져스 4'가 개봉을 해야 확인할 수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도 디즈니의 로키 드라마가 가장 재미나게 풀릴 수 있는 가능성은 로키가 죽음을 위장했다는 전제 하에, 프리퀄이나 아스가르드 시절이 아닌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와 동일한 타임라인에서 지구에서 활약하는 로키의 스토리로 전개되는 것이 가장 낫지 않을까 싶은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