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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할리우드 영화 특집

책덕후도 미처 몰랐던 원작이 있었던 유명 영화들

'해리 포터' 시리즈나 '반지의 제왕', '헝거 게임'과 같은 영화들이 베스트셀러 원작 소설을 기반으로 제작된 유명 영화라는 사실은 모르는 사람들이 거의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위대한 개츠비', '대부', '블레이드 러너'와 같은 영화로 같은 질문을 하면, 문학에 어느 정도 지식이 있지 않는 이상 영화가 먼저였는지 원작 소설이 먼저였는지 조금씩 헷갈리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나름 최강 난이도의 영화들을 선별해 봤습니다. 자칭타칭 책 좀 읽었다는 책덕후들도 미처 몰랐던 원작이 있었던 유명 영화들을요. 아래 영화들 중 몇 작품이나 원작의 존재를 이미 알고 있었는지 테스트해 보시기 바랍니다. 당신이 진정한 책덕후 영화 매니아인지 그 기준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순서는 영화 개봉순)



 1  미세스 다웃파이어 (1993)

로빈 윌리엄스 주연의 1993년 영화 '미세스 다웃파이어'는 겨우 2,500만 달러 (한화 약 280억 원)의 제작비로 전 세계 흥행수익 4억 4,128만 달러 (한화 약 4,926억 원)의 초대박 흥행을 기록한 작품인데요. 영화의 빅히트도 그렇고 로빈 윌리엄스라는 배우의 존재감 역시 너무 커서 이 영화의 원작 소설에 대한 존재감은 거의 전무했는데요. 그래도 '미세스 다웃파이어'는 엄연히 원작 소설이 존재하는 영화입니다. 


영화 '미세스 다웃파이어'는 지난 1987년 영국 작가 앤 파인이 집필한 '마담 다웃파이어'라는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으며, 애초 이 원작 소설은 부모님들의 이혼으로 인해 고통을 겪고 있는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려는 심리 치료적인 목적으로 쓰여진 소설이었습니다. 


반면 영화 '미세스 다웃파이어'는 원작 소설에 비해 아주 가벼운 톤으로, 아버지가 여장을 하고 몰래 자녀들의 유모로 취업을 한다는 로빈 윌리엄스의 여장 남자 좌충우돌 해프닝 감동 코미디에 집중, 인지도가 거의 없었던 원작 소설에 비해 완전히 탈바꿈한 대박 성공 영화로 재탄생하게 됩니다. 창의적인 각색의 승리였다고 볼 수 있겠네요.



 2  쥬라기 공원 (1993)

'쥬라기 공원' 역시 호박 속에 미이라화된 모기의 피에서 공룡 DNA를 뽑아 복제 공룡을 만든다는 소재의 심플한 상상과 영화가 너무 메가 빅히트를 기록해서 원작 소설의 존재감이 상대적으로 묻힌 감이 있지만, 놀랍게도 '쥬라기 공원'의 원작 소설은 영화의 인기와 함께 미국에서만 1,000만 부 이상이 팔린 대형 베스트셀러이고, '쥬라기 공원'을 집필한 작가 마이클 크라이튼 역시 미국 드라마 'ER', '웨스트월드'를 포함, '대열차강도', '콩고', '떠오르는 태양', '폭로', '트위스터' 등의 작품이 영화화된 미국의 유명 작가입니다. 


특히나 '쥬라기 공원'은 마이클 크라이튼이 하버드 의과대학 시절인 1983년에 시나리오로 처음 집필을 시작한 이후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화 과정을 통해 대형 베스트셀러로 탄생하기까지 10년이라는 지난한 시간이 소요된 작품으로, '해리 포터' 시리즈와 함께 영화화로 가장 성공한 소설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겠네요.



 3  쇼생크 탈출 (1994)

미국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 중의 하나인 스티븐 킹이 1982년에 출간한 중편 모음집 '사계'는 공포 소설 작가의 대명사 스티븐 킹이 세간의 편견처럼 늘 '공포'만을 쓰는 작가가 아님을 증명한 걸출한 소설집으로, 겨울편을 제외한 봄, 여름, 가을편이 각각 '쇼생크 탈출', '스탠 바이 미', '죽음보다 무서운 비밀'로 영화화되어 인기를 얻습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프랭크 다라본트 감독이 팀 로빈스와 모건 프리먼을 주연으로 만든 영화 '쇼생크 탈출'은 '펄프 픽션', '포레스트 검프'와 같은 걸출한 작품들 사이에서도 아카데미 작품상을 포함 7개 부문에 노미네이션되는 평단의 호평을 받았고, 세계 최고의 영화 정보 사이트인 인터넷 무비 데이터베이스에서도 30년 이상 '대부', '다크 나이트', '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을 앞서는 부동의 독자 추천 최고의 영화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4  쥬만지 (1995)

로빈 윌리엄스와 어린 커스틴 던스트 주연의 1995년 영화 '쥬만지'는 피터 버그 감독의 '배틀쉽'처럼 인기 보드게임을 영화로 옮긴 것으로 의례 생각이 들법하겠지만, '배틀쉽'과는 달리 원작이 존재하는 작품입니다. 


'쥬만지'는 미국 그림책 작가의 최고 영예라 할 수 있는 칼데콧 상을 두 차례나 받은 크리스 반 알스버그의 1981년 동명의 그림책 '쥬만지'를 원작으로 하고 있으며, 크리스 반 알스버그의 그림책들은 '쥬만지' 이외에도 '폴라 익스프레드', '자투라 - 스페이스 어드벤쳐' 등의 영화로 옮겨져 할리우드에서도 많은 인기를 얻기도 했습니다. 



 5  아폴로 13 (1995)

제6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편집상과 음향효과상을 수상한 론 하워드 연출, 톰 행크스 주연의 영화 '아폴로 13'은 실제 미 우주항공국의 아폴로 13호의 달착륙 프로젝트 우주 조종사들의 극적 송환 실화에 기반한 영화이자, 당시 아폴로 13호의 사령관이었던 짐 러블이 제프리 클루거와 함께 쓴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1990년대 중반의 영화지만 지금 봐도 상당히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요소가 풍성한 영화이며, 전 세계적으로 3억 5,523만 달러 (한화 약 3,966억 원)의 흥행으로, 2015년 리들리 스콧 감독의 '마션' 이전까지 기적의 생존을 그린 수많은 영화들 중에서 가장 크게 성공한 작품으로 남기도 했던 영화입니다. 



 6  다이 하드 (1998)

세상에 '다이하드' 역시 원작이 존재하는 영화였다니요! 1988년 존 맥티어난 감독의 연출로 대형 시리즈물로 발전한 '다이하드'는 1979년 로데릭 소프의 형사 소설 '영원한 것은 없다'에서 캐릭터와 설정을 영화화에 맞춰 각색한 작품입니다. 


소설 '영원한 것은 없다'는 조 롤랜드라는 퇴직 형사가 미국의 석유기업으로부터 딸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는 내용이었지만, 이를 존 맥티어난 감독은 뉴욕 경찰 존 맥클레인을 주인공으로 미국의 석유기업으로부터 아내를 구하는 설정으로 바꾸는데 여기에는 어쩔수 없었던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고 합니다. 



영화의 원작을 집필한 로데릭 소프의 전작인 '형사'가 1968년 프랭크 시나트라 주연으로 성공을 거두자, 1970년대 초반 20세기 폭스가 후속 소설인 '영원한 것은 없다'의 영화화를 준비했지만 프랭크 시나트라가 고령을 이유로 출연을 거부하자 20여 년간의 긴 시간 끝에 각종 설정이 변경되며 브루스 윌리스 주연으로 속편이 제작이 되는데요.


당시 '블루문 특급'으로 TV 스타에서 무비 스타로 조금씩 주가가 오르던 브루스 윌리스가 요구한 500만 달러의 출연료는 터무니없는 몸값이었지만, 무슨 일인지 20세기 폭스의 사주였던 루퍼트 머독이 이를 승인하면서 추후 무비 스타들의 몸값이 크게 오르는 원인들 중 하나가 되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거액의 출연료를 TV 스타에 몰빵하면서 영화의 가치를 알아본 루퍼트 머독의 혜안은 참으로 빛났다고도 할 수 있겠네요.)



 7  슈렉 (2001)

드림웍스 최고의 애니메이션 시리즈라고 할 수 있는 '슈렉'은 지난 2001년부터 10년 여간 4편의 영화를 개봉해서 전 세계 흥행 수익 30억 5,100만 달러 (한화 약 3조 4,064억 원)에 달하는 초대형 히트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슈렉'이 동명의 아동 그림책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영화라는 사실을 알고 계신 분은 몇 명이나 될까요?


뉴욕 브루클린 출신의 일러스트레이터이자 그림책 작가 윌리엄 스타이그는 젊은 시절 뉴요커 매거진 표지만 117차례, 무려 2,600여 회 이상의 일러스트레이터를 그린 카툰의 왕으로 명성이 높았다가, 예순이 다 되다가던 나이에 그림책 작가로 변신 '슈렉' 시리즈를 포함, '치과의사 드소토 선생님', '당나귀 실베스터와 요술 조약돌' 등 30여 편의 어린이책을 출간합니다. 


특히 애니메이션 '슈렉'의 대히트로 2004년 윌리엄 스타이그는 그림책 작가로는 최초로 영화화 판권 등의 부가 수익이 10억 달러 (한화 약 1조 원)을 넘긴 작가에 등극하게 되기도 했답니다. 



 8  금발이 너무해 (2001)

리즈 위더스푼을 할리우드 스타덤에 올린 2001년 작 '금발이 너무해'는 1,800만 달러 (한화 약 200억)의 제작비로 전 세계에서 1억 4,177만 달러 (한화 약 1,582억 원)의 흥행 수익을 올린 히트작이었고, 오리지널 영화의 인기에 시리즈 3편까지 영화화가 진행중이고, 뮤지컬로도 만들어져 국내외에서 좋은 인기를 선보이기도 했던 작품입니다. 


'금발이 너무해' 역시 아만다 브라운의 당해 년도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데, 한 가지 재미있는 게 원작 소설에서 리즈 위더스푼이 분한 엘리 우즈가 얼굴만 예쁜 금발 미녀라는 남자 친구의 무시를 되갚기 위해 목표로 삼았던 대학이 스탠포드였지만, 그러나 시나리오를 읽은 스탠포드에서 학교 명칭 사용을 거부해서 무산되었고, 제작진은 시카고 주립대학에 의사를 타진했지만, 시카고 주립대학 역시 시나리오에서 교수가 엘르의 다리를 만지는 설정이 나온다는 이유로 거절 의사를 밝혔고, 그렇게 해서 최종적으로 선택된 곳은 하버드가 됩니다. 이거 뭔가요? 꿩 대신 닭을 하려고 했는데, 결과는 봉황이라도 한 마리 잡게 된 것 아닌가요?



 9  퀸카로 살아남는 법 (2004)

티나 페이가 각본을 쓰고 마크 워터스 감독이 연출을 맡은 2004년 영화 '퀸카로 살아남는 법'은 온갖 기행과 사건사고로 할리우드 최고의 왕따 배우로 전락했던 린제이 로한을 최고의 아이돌 스타 자리에 올려놓은 영화이며, 조연급이었던 레이첼 맥아담스와 아만다 사이프리드의 할리우드에서의 앞길을 틔워준 작품이기도 합니다. 


이 영화의 원작은 미국의 유명 청소년 상담가인 로잘린드 와이즈먼이 첫 번째 저작 '여왕벌인 소녀, 여왕벌이 되고 싶은 소녀'로, 십대 소녀들이 학교 폭력이나 따돌림, 성적 고민, 부모와의 갈등 등에 대한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에 대한 전문가로서의 대안을 제시한 인문서에 가까웠지만, 티나 페이는 이를 10대 소녀들의 각종 권모술수가 폭발하는 하이틴 코미디 드라마로 바꿔 큰 흥행을 이끌게 됩니다. 


티나 페이는 이 작품의 히트로 남성 작가들의 대표 코미디 쇼였던 SNL에서 여성 작가로서는 사상 처음으로 SNL 간판 작가로서 랭크되는 인기가도를 만들게 되긷 합니다. 



 10  마션 (2015)

'인터스텔라'와 '그래비티', '마션' 이 걸작 우주 서사 영화 세 작품 중 원작 소설이 있는 작품은 어떤 영화일까요? 정답은 '마션'입니다. '인터스텔라'는 크리스토퍼 논란 감독의 동생 조나단 놀란이 상대성 이론을 4년 가까이 공부하며 시나리오를 쓴 영화이고, '그래비티'는 영화 개봉 후 한 작가가 표절 소송을 내긴 했지만 원작 소설이 있었던 작품은 아닙니다. 



그러나 리들리 스콧 감독의 '마션'은 엄연하게 원작 소설이 먼저인 영화입니다. 컴퓨터 프로그래머 출신인 작가 앤디 위어는 지난 2009년 취미 삼아 개인 블로그에 화성에서의 창의적인 생존기를 그린 '마션'을 연재했는데, 블로그 독자들의 열화와 같은 요청에 2011년 아마존 킨들 전자책으로 자비 출판을 했고, 이후 한 출판 에이전트의 눈에 띄어 정식으로 소설로 출간이 됩니다. 


앤디 위어의 '마션'은 출간 즉시 뉴욕타임즈 소설 부문 베스트셀러에 진입하는 성공을 거뒀고, 이후 영화화되어 책의 성공을 훨씬 뛰어 넘는 전세계적인 인기를 끌게 되었는데요. 앤디 위어의 이와 같은 성공기는 전차 출판, 자비 출판이 다다를 수 있는 최고의 성공이라는 측면에서 많은 작가 지망생들에게 꿈과 희망을 준다고 할 수 있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