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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할리우드 영화 특집

픽사가 개봉 전 몰래 숨겨놨다는 영화 속 주인공들

픽사는 자사의 애니메이션 작품 속에 상징적인 레퍼런스나 아이템 등을 요기저기에 잘도 숨겨놓는 이스터에그의 명가로 유명합니다. 그 점에서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저리가라죠. 


대표적인 것은 A113, 룩소볼, '토이 스토리' 시리즈의 피자 플래닛 트럭 등등인데요. 이건 하나 하나 거론하자면 너무 길어지니 나중에 따로 개별 포스팅을 할애해서 설명하는 것으로 하고, 이번 포스팅에서는 픽사가 이미 개봉도 전에 유명 캐릭터를 다른 영화 속에 히든 카메오로 숨겨놓았던 이스터에그에 대해서 알아볼게요. 


마침 최근 공개된 '토이 스토리 4'의 새로운 캐릭터로 주목받고 있는 '포키' 역시 과거 픽사의 다른 작품에서 이미 히든 캐릭터 이스터에그로 등장한 바 있다는 주장이 나오며 관심이 모아지고 있기도 하거든요. '픽사가 개봉도 전에 다른 영화에 숨겨 놓는 히든 카메오들', 함께 보실게요. 



 1  몬스터 주식회사 (2001) - 니모

'몬스터 주식회사'는 픽사의 네 번째 애니메이션으로, 아이들의 비명소리를 에너지원으로 살아가는 괴물들의 세계에서 실적도 인기도 가장 좋은 설리와 마이크 콤비와 인간 여자아이 부와의 우정을 그린 작품입니다. 1억 1,500만 달러의 제작비로 전 세계 흥행 수익 5억 7,742만 달러(한화 약 6,510억 원)을 올리며 '토이 스토리 2'를 누르는 최고의 흥행 대박을 기록하기도 했죠. 


위의 인트로 설명에서 픽사는 자사 영화의 주요 캐릭터를 개봉도 전에 이미 다른 영화 속에 숨겨 놓는다는 얘기를 했죠?  북미 기준으로 2001년 11월 2일에 개봉한 '몬스터 주식회사'에는 2003년 5월 30일 개봉하는 '니모를 찾아서'의 히든 캐릭터가 숨겨져 있습니다. 


이른바 스니크 프리뷰라고도 할 수 있는 이스터에그인데요. 부가 설리에게 속이 꽉 찬 봉제 인형을 건네는 장면이 있는데요. 잘 보세요. 바로 그 봉제 인형이 '몬스터 주식회사' 이후 픽사의 다음 개봉작인 '니모를 찾아서'의 주인공 니모이니까요. 


▲ '몬스터 주식회사' 속에 숨어 있는 니모 (위)


아울러 몬스터 설리가 두 손으로 품고 있는 장난감 중에 빨간색 별 모양이 그려져 있는 공이 보이시죠? 잘 안보시시면 위의 이미지에서 가운데 아래 전등과 함께 있는 파란색과 노란색 배경에 빨간색 별 모양의 공이요. 그게 바로 그 유명한 픽사의 룩소볼이라는 것입니다.


간단하게 설명하면, 픽사 영화 오프닝으로 등장하는 전등, '토이 스토리'로 픽사의 성공을 이끌었던 존 라세터가 만든 조명 캐릭터의 이름이 룩소 주니어고, 그 룩소 주니어를 그린 단편 영화에서 룩소 주니어가 가지고 놀던 공이 룩소볼인데, 워낙 상징성이 커서 이 룩소볼도 픽사 영화 전반에 골고루 등장합니다. '몬스터 주식회사'의 설리가 품에 품고 있는 것처럼요. (이 룩소볼에 대한 얘기는 나중에 따로 개별 포스팅으로 설명하도록 할게요!)



 2  니모를 찾아서 (2003) - 미스터 인크레더블

'몬스터 주식회사' 이후 다섯 번째로 개봉한 픽사 애니메이션은 '니모를 찾아서'입니다. 이미 니모가 2년 전에 개봉했던 '몬스터 주식회사'에서 히든 카메오로 출연을 했다고 얘기했는데요. 그렇다면 '니모를 찾아서'에서는 어떤 히든 캐릭터가 카메오 출연을 했을까요? 바로 이듬 해인 2004년 개봉할 '인크레더블'의 미스터 인크레더블이었습니다. 



아빠 말을 안 듣고 보트를 구경하러 갔다가 갑자기 튀어나온 스쿠버 다이버에게 잡힌 니모는 시드니 항이 내다 보이는 치과 병원 수족관에 갇히는 신세가 되었는데요. 바로 그 치과 병원에서 진료를 위해 대기하던 꼬마가 읽고 있던 코믹북이 '인크레더블'이었죠. 


아울러 '니모를 찾아서'의 치과 병원 대기실을 조금 더 둘러보면 한쪽 구석에 장난감이 가득한 보물 상자가 놓여 있는 장면이 있는데요. 바로 이 보물 상자 아래 '토이 스토리'의 스페이스 레인저가 떨어져 있는 장면도 보인답니다. 


▲ '니모를 찾아서' 속의 히든 카메오 '인크레더블'



 3  인크레더블 (2004) - 카

픽사의 2004년 개봉작인 '인크레더블'은 '아이언 자이언트'로 비운의 명작 애니메이터라는 소리를 들어야 했던 브래드 버드 감독이 애니메니션계의 거장으로 자리잡은 픽사의 6번째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제77회 아카데미 시상식 장편 애니메이션상과 음향편집상을 수상한 작품입니다. 


'인크레더블'에서도 히든 카메오가 등장하는데요. 도심에서 미스터 인크레더블이 싸움을 벌이는 장면에서 뒤로 지나가는 푸른색 자동차를 가만히 보시면 굉장히 낯익은 클래식카임을 알 수 있습니다. 바로 2006년 개봉 예정의 '카'에서 등장하는 닥 허드슨이죠. 1951년형 허드슨 호넷을 베이스로 배우 故 폴 뉴먼이 목소리를 연기했던 캐릭터입니다. 


▲ '인크레더블'에 등장했던 '카'의 닥 허드슨 (위)



 4  라따뚜이 - 더그

픽사의 여덟 번째 장편 애니메이션인 2007년 작 '라따뚜이'는 프랑스를 배경으로 쥐와 요리라는 상극의 요소를 픽사다운 상상력으로 버무리고 섞어서 기어코 예술로 승화시킨 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 작품에도 히든 카메오 캐릭터가 등장합니다. 


바로 2009년 개봉할 '업'에 나오는 개 더그입니다. 레미를 향해 짖고 있는 그림자를 잘 보면 통통한 몸매가 아주 낯익은데요. 바로 픽사 애니메이션 '업'에서 말하는 장치를 목에 단 개 더그의 몸매 그대로입니다. 


▲ '라따뚜이'에 등장하는 '업'의 말하는 개 더그



 5  업 (2009) - 랏소 베어

'업'은 픽사의 10번째 애니메이션으로, 제82회 아카데미 시상식 장편 애니메이션상 및 음악상을 수상하고, 작품상, 각본상, 음향편집상 후보에 올랐으며, 2009년 칸느 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되어 월드 프리미어 상영을 칸느에서 개최한 엄청난 애니메이션이었습니다.  


'몬스터 주식회사'와 '니모를 찾아서'에서 그랬듯 '업'에서도 픽사의 다음 작품의 캐릭터가 히든 카메오로 등장을 하는데요. 어떤 캐릭터나구요? 무려 '토이 스토리'의 메인 빌런이었던 핑크 베어 랏소였습니다. 미스터 프레데릭슨의 풍선 하우스가 흑인 꼬마 소녀의 집을 스쳐 지나갈 때, 창문 안으로 보이는 방에서 침대 옆 구석에 놓여 있는 핑크색 곰인형, 바로 2010년 개봉 예정의 '토이 스토리 3'에서 등장하는 무시무시한 곰인형 랏소입니다. 


▲ '업'에 등장했던 '토이 스토리 3'의 메인 빌런 랏소 베어 (왼쪽 아래)



 6  토이 스토리 3 (2010) - 핀 맥미사일

2010년 개봉한 '토이 스토리 3'에서도 픽사의 캐릭터 히든 카메오 전통은 그대로 이어집니다. '토이 스토리' 앤디의 방 벽에 걸려져 있는 여러 장의 그림들 중에 하나가 바로 2011년 개봉할 '카 2'에 새롭게 등장하는 영국의 엘리트 스파이 요원 자동차인 '핀 맥미사일'입니다. 


007 제임스 본드 자동차로 유명한 애스턴 마틴 1958년형을 베이스로 하는 캐릭터로, 영화 초반에 리랜드 터보의 지원 요청을 받고 태평양 한가운데의 대규모 석유 시추선에 잠입하는 등 최고의 활약을 펼쳤던 자동차였죠. (하지만 나중에 반전이 없진 않죠 ㅎ)


▲ '토이 스토리 3'에 등장했던 '카 2'의 핀 맥미사일



 7  카 2 (2011) - 메리다와 부모님

'카 2'는 픽사 역대 애니메이션 중 작품성으로 최악의 평가를 받은 작품으로 어쩐지 이 작품부터 픽사의 위세가 한풀 꺾이는 것 아니냐는 느낌적 느낌이 있었는데요. 아울러 그런 느낌은 직전 작품이었던 '토이 스토리 3'가 애니메이션 사상 희대의 걸작으로 칭송받는 덕에 더더욱 대조적으로 혹평을 면치 못하는 작품이 되었던 게 바로 '카 2'였죠. 


어쨌든 이 작품 '카 2'에서도 다음 작품의 캐릭터가 히든 카메오로 등장하는 픽사의 전통은 이어집니다. 고풍스러운 느낌의 식당 벽에 걸려 있는 그림이 바로 이듬해 개봉하는 픽사 애니메이션 '메리다와 마법의 숲'에 등장했던 메리다와 부모님, 세 쌍둥이 동생들의 이미지를 아이콘적으로 형상화한 그림입니다. 


▲ '카 2'에 등장했던 '메리다와 마법의 숲'의 등장인물



 8  몬스터 대학교 (2013) - 굿 다이노의 공룡 알로

2013년에 개봉했던 '몬스터 대학교'에서는 2년 후 개봉하는 영화 '굿다이노'의 공룡 알로가 등장합니다. 마지막 스케어 게임 도중에 마루에 널부러져 있는 각종 장난감 사이에 섞여 있는 녹색 공룡이 바로 알로죠. 역시나 개봉도 전에 다음 작품의 주인공을 직전 영화에서 히든 카메오로 출연시키는 픽사의 전통에 입각한 출연입니다. 


▲ '몬스터 대학교'에 등장했던 '굿다이노'의 알로 (위)



 9  코코 (2017) - 인크레더블 2 주인공들

'카 2'에서부터 '몬스터 대학교', '굿다이노' 등 기존 픽사 작품들보다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 일련의 불안감을 완벽하게 없애버린 작품이 바로 '코코'입니다. 제75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장편 애니메이션상을, 제90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장편 애니메이션상과 주제가상을 수상하며 픽사 제2의 전성기를 알린 작품이기도 하죠. 


'코코'에서도 픽사의 다음 개봉작인 '인크레더블 2'의 히든 카메오가 등장합니다. 죽은 자들로 분한 인크레더블 패밀리 멤버들이 등자하는 포스터가 무척 인상적인 등장이었죠. 


▲ '코코'에 등장했던 인크레더블 2 패밀리



 10  토이 스토리 4 - 포키

그리고 지난 2011년 11월 중순 픽사의 2019년 기대작인 '토이 스토리 4'의 티저 예고편과 포스터가 공개되었습니다. 공개된 티저 예고편은 우디와 버즈의 친구들이 하늘을 배경으로 손을 잡고 즐거워하는 와중에 누군가 "난 여기 속해있지 않아"라고 외치며 손을 놓아 버리자 충돌과 함께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는 모습을 담았는데요.


티저 예고편이 공개되자 해외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일회용 포크 숟가락으로 만든 인형 캐릭터로 보이는 포키가 누구인지, 포키가 왜 장난감들 사이에서 여기에 속해있지 않다는 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있는지 등등의 이유에 대한 추측이 더해지며 새 캐릭터 포키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었는데요. 


▲ '토이 스토리 4' 1차 티저 예고편


근데 재미난 추론이 하나 나왔어요. '토이 스토리 4' 시놉시스에 따르면, 포키는 '토이 스토리 4' 장난감들의 새로운 주인이 된 꼬마 소녀 보니가 만든 인형 장난감인데요. 바로 이 캐릭터 포키가 지난 2008년 개봉했던 '월-E'에서 이미 등장을 했다는 주장인데요. 아래 움짤이 '월-E'에 등장했던 포키라고 하는데요. 


'월-E'에 등장했던 포키라고? 설마?


어떤가요? 외형은 반박할 여지가 없긴 한데, 10년 전에 이미 만들지도 안만들지도 모를 '토이 스토리'의 네 번째 이야기의 새로운 캐릭터를 숨겨 놓았다니, 음... 좀 믿기는 어렵긴 하지만, 정말 이런 것을 다 찾아내다니 굉장한 매의 눈이 아닐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