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월 중순에서 2월 말 정도의 시기에 새 시리즈를 시작하는 미국 드라마를 미드 시즌 신작 드라마라고 한다. 전년도 가을 정규 시즌과 다음 해 여름 시즌 사이에 끼여 있다고 해서 미드(Mid) 시즌 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요 미드 시즌 신작 드라마는 메이저리그 야구로 치자면 트리플 A 리그로 비유할 수 있다. 메이저리그라 할 수 있는 가을 정규 시즌에 곧바로 편성할 수 있을 정도로 검증이 되지 못한 작품이어서인 경우가 그 이유이지만, 2015년 FOX의 '엠파이어'의 경우에서처럼 트리플 에이 리그에서 유례없는 대박 루키 활약을 벌여 다음해에 최고의 조건으로 메이저리그인 가을 정규 시즌에 바로 편성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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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미드 시즌 신작 드라마들 중에서 주목할 만한 미국 드라마 열 편을 골랐다. '로스트'와 '베이츠 모텔'의 제작자 칼톤 큐즈의 새 작품인 '콜로니'에서부터, 라이언 머피의 또 다른 앤솔로지 시리즈이자 영화 배우 존 트라볼타의 첫 번째 텔레비전 고정 배역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아메리칸 크라임 스토리' 그리고 돌아온 '엑스 파일'까지, 2016년 다시 한 번 '엠파이어'의 충격적인 데뷔를 재현할 작품이 뭐가 될지 가늠해보자.
1. 콜로니 (Colony) USA
'로스트'와 '베이츠 모텔'의 크리에이터인 칼톤 큐즈가 USA 채널에서 런칭한 SF 신작 드라마. 근미래 외계인 침공자들에게 점령당한 LA에서 살아남기 위한 한 가족의 이야기를 따라가는데, 저 멀리는 '브이'에서부터 최근의 '폴링 스카이'까지 익숙한 스토리에, '로스트'와 '워킹 데드'라는 재난 아포칼립스 생존기로 익숙한 두 배우 조쉬 홀로웨이와 사라 웨인 칼리스의 친숙함 등등 전반적으로 무난하고도 무탈한 재미를 선보였다는 평가다. 1월 14일 첫 방송을 내보냄.
2. 빌리언스 (Billions) Showtime
'덱스터'가 가고 '홈랜드'가 레임덕을 맞고 있는 쇼타임 채널의 차세대 에이스이자 2016년 미드 시즌 최대 기대작 중 하나. 데미안 루이스와 폴 지아마티가 9/11 테러에서 살아남아 자선사업가로 변신한 헤지 펀드 억만장자와 그의 부패를 쫓는 검사 척 로즈로 분했다. '밴드 오브 브라더스', '홈랜드', '존 아담스', '사이드웨이', '신데렐라 맨' 등 골든 글로브와 에미상, 그리고 아카데미가 인정한 두 남자 배우의 숨막히는 연기 대결이 압권이다. 시리즈 프리미어 방영일은 1월 18일.
3. 바스켓츠 (Baskets) FX
'루이' 시즌6 제작에 완전히 마음이 떠난 것 같은 루이스 C.K.가 '행오버' 시리즈와 '버드맨'의 배우 잭 갤리피아나키스와 손잡고 만든 FX 채널의 코미디 드라마. 두 사람이 공동 크리에이션으로 마음을 맞췄고, 잭 갤리피아나키스가 인기 좋은 어릿광대를 꿈꾸며 파리의 한 명망 높은 광대 학교에 진학했으나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아 집 근처의 로데오 경기장의 광대로 취직한 주인공 칩 바스켓츠를 연기한다. 뭔가 괴상망측한 B급 냄새가 진동하지만, 롤링스톤이 뽑은 2015년 미국에서 가장 웃기는 코미디언 루이스 C.K.라면 고개를 주억거릴 수밖에 없다. 1월 21일 첫 방송.
4. 레전드 오브 투모로우 (DC's Legend of Tomorrow) The CW
'애로우'와 '플래시'의 성공에 정점을 찍으려는 CW 채널의 야심작이자, 빅 스크린으로 가지 못한 DC의 최고 인기 슈퍼 히어로들을 한 자리에 모두 모은 스몰 스크린판 '저스티스 리그'라 할 수 있는 작품이자, '애로우'와 '플래시'에서 등장했던 슈퍼 히어로 및 슈퍼 빌런들의 총합 스핀 오프이다. 넷플릭스가 '데어데블' '제시카 존스' 등의 작품으로 비평적 주도권을 선점했다면, CW 채널은 이 작품으로 최초의 떼거리 슈퍼히어로 드라마의 탄생을 주도했다는 영향력을 꿰찰 것으로 보인다. 1월 21일 첫 방영.
5. 엑스 파일 (The X-Files) FOX
엄밀하게는 새로운 시리즈라고는 할 수 없겠지만, 2002년 종영한 이후 거의 15년만에 돌아오는 컴백 '엑스 파일'을 빼놓고 2016년 미드 시즌을 어떻게 얘기할 수 있을까? 데이빗 듀코브니의 폭스 멀더, 질리언 앤더슨의 대나 스컬리, 미치 필레기의 스키너 부국장 등 핵심 배역들이 그대로 보존된 채로 돌아와서 엑스필들 사이에 일찌감치 흥분을 불러일으킨 '엑스파일' 미니시리즈가 1월 24일에 첫 방영을 시작한다. 멀더와 스컬리가 또다시 팀을 이루어 초자연적 사건을 수사하게 될 새로운 '엑스파일'이 오리지널 시리즈의 전성기만큼 근사하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해본다.
6. 루시퍼 (Lucifer) FOX
지옥에서 휴가를 나온 타락 천사 루시퍼가 LA 경찰을 도와 인간들의 범죄를 해결한다는 설정의 드라마. 딱 설정만 들어도 아주 흥하거나 아주 망하거나 둘 중의 한 자리를 예약하는 스토리로 보이지만, DC 코믹스가 최근 스몰 스크린에서 거두고 있는 준수한 성적을 감안하면 전자에 가깝지 않을까 싶다. FOX의 코믹스 원작 드라마 계열에서 루시퍼가 '고담'의 후계자가 되는 영광을 누릴지, 아니면 '콘스탄틴'이 걸어갔던 비운의 길을 걸어갈지, 뚜껑은 1월 25일에 열린다.
7. 아메리칸 크라임 스토리: 검사 대 O.J. 심슨 (American Crime Story: The People v. O.J. Simpson) FX
'글리'와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의 라이언 머피가 제작하는 또 다른 앤솔로지 시리즈. 존 트라볼타, 데이빗 쉼머, 쿠바 구딩 주니어에 이르는 빠방한 출연 배우들이 역사상 가장 큰 화제를 불러모았던 재판 중 하나인 O. J. 심슨 사건의 센세이셔널했던 재판의 뒷이야기를 다룬다. 이미 20년 전에 판결이 난 재판이지만, 크리에이터와 출연진만으로도 이 드라마의 서스펜스는 보장되었음을 믿고 볼 수 있다. 2월 2일 첫 방영 예정.
8. 바이닐 (Vinyl) HBO
마약과 섹스에 찌들었던 1970년대 뮤직 비즈니스 씬에서 자신의 레코드 레이블을 살리기 위해 분투하는 주인공 리치 피네스트라의 이야기를 그리는 HBO의 본격 뮤직 드라마. 마틴 스콜세지와 믹 재거가 공동 제작자로 참여한 덕분에, 눈과 귀를 호강시킬 스타일리시한 작품의 탄생이 기대됨은 물론이거니와, 1970년대의 뮤직 비즈니스계의 이면을 샅샅히 들여다보게 해줄 드라마가 될 듯하다. 간만에 성공하는 뮤직 드라마가 탄생하기를 기원한다. 2월 14일 첫 방영 출격 준비중.
9. 풀러 하우스 (Fuller House) Netflix
'트윈 픽스', '엑스 파일'에 이어 이번에는 '풀 하우스'까지 십수년을 지나 후속 시즌을 내놓는다. 1980년대부터 1990년까지 8시즌이 이어졌던 인기 시트콤이자, 메리-케이트 올슨과 애슐리 올슨 쌍둥이 자매를 스타로 만들었던 '풀 하우스'가 넷플릭스에서 '풀러 하우스'라는 제목으로 재탄생한다. 정확히 후속 시즌을 표방하고 있지는 않지만, 오리지널 시리즈의 많은 배우들이 그대로 돌아오고, 내용과 배경 역시 오리지널 시리즈를 그대로 차용하며 옛 팬들의 향수를 제대로 자극하게 될 듯하다. 1월 26일 첫 방영 예정.
10. 쉐이드 오브 블루 (Shades of Blue) NBC
NBC가 목요일 밤의 영광을 되살리기 위해 이번에는 제니퍼 로페즈를 끌어들였다. 제니퍼 로페즈가 연기하는 할리 산토스는 NYPD 형사이자 싱글 맘으로 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부정을 저질렀다 들키게 되는데, 그로 인해 할리 산토스가 FBI의 경찰 부패 척결 정보원으로 일하게 되면서 생기는 일들을 그리고 있다. 시리즈 기획 당시 파일럿 시사회 없이 곧바로 13개 에피소드 시리즈 제작을 결정할 정도로 NBC로서는 제니퍼 로페즈에 거는 기대가 큰 작품이다. 1월 7일 시리즈 첫 방영을 시작했다.
